[올해의 '테크노 CEO'] 대기업 부문 : 노기호 < LG화학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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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출신 CEO가 보다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이공계 전공자들에게 밝은 미래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올해의 테크노 CEO상' 대기업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노기호 LG화학 사장(56)은 "LG화학을 세계 초일류 기술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국내외 1만여명의 임직원을 대표해 상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공계 출신 경영자는 문제 발생시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게 강점"이라며 "이는 논리적인 사고 과정을 거쳐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는 훈련을 많이 해 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과 같이 우수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지속될 경우 과학기술의 대외 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며 "고급 인력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고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데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평사원으로 출발, 31년간 한 회사에서 일하며 CEO의 위치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그는 한양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후 지난 73년 럭키에 입사했다.
럭키 나주공장장, LG화학 중국지역본부장 및 유화사업본부장, LG-다우 폴리카보네이트 사장, LG석유화학 사장 등을 거쳐 2001년부터 LG화학을 이끌어 오면서 중국 진출과 대규모 외자 유치 등을 성사시켰다.
특히 2차전지, 디스플레이 소재 등 정보전자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기존의 석유화학 및 산업재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함으로써 회사 사업구조를 혁신시키는데 앞장서 왔다.
연구개발 부문에도 집중 투자, 연구개발비를 세계 선진 화학기업 수준인 매출액 대비 3% 선으로 높였으며 2008년까지 4.7% 선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석유화학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후 지금까지 엔지니어로 일해온 것을 크게 후회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입사 후 사업기획 및 제품개발, 구매, 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하면서 엔지니어로서의 전문 지식을 십분 발휘할 수 있었던 덕분이었습니다."
그는 항상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회사 생활을 하며 엔지니어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으며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은 공부와 경험을 통해 채워 나갈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언제부턴가 이공계 출신이라고 하면 특정 전공분야 밖에는 모르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겼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그는 "폭넓은 독서와 경험을 통해 이공계 출신 후배들이 다양한 분야를 접해 보려고 스스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사장은 여러 대학에서의 강의를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올해만 해도 연세대 화학공학과와 한양대 응용화학공학부가 개설한 CEO 강좌에 출강했다.
서울대 인하대 경희대 등에서도 특강을 했다.
그는 "중견 관리자가 되고 나서부터는 재무나 회계분야의 기초지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기업체에 진출하는 학생들에게 이같은 경험을 들려주며 경영에 대한 지식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키울 것을 주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LG화학을 세계 초일류 화학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정보전자 소재, 석유화학, 산업재 등 3개 사업 부문의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해 2008년까지 매출 1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정보전자 소재 사업의 비중을 현재의 8%에서 28%까지 확대하고 전지 편광판 PVC 등 6개 사업을 1등 사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노 사장은 "지금까지 우수 인재 확보와 육성에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LG화학이 석유화학분야 국내 최고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우수 인재들이 마음껏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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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1947년 서울 출생
1972년 한양대 화학공학과 졸업
1974년 한양대 화학공학과 석사
1973년 럭키 입사
1992년 럭키석유화학 이사
1993년 럭키 나주공장장
1997년 LG화학 중국지역본부장
1999년 LG-다우 폴리카보네이트 대표
2001년~현재 LG화학 대표
한국RC협의회장, 한국전지연구조합 이사장,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연세대ㆍ한양대 겸임교수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