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송전.배선업체인 오무전기는 이라크 건설 참여 과정에서 정부에 해외건설 수주 신고서만 제출하고 미국, 필리핀 건설업체와 직접 계약을 통해 이라크 송전탑 건설에 뛰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당국은 피격 사건이 발생한 뒤 이 회사에 전화를 걸어 계약 내용과 인력파견 시기 등을 뒤늦게 확인하는 등 사전에 이라크 현지에 우리나라 건설 인력들이어느 정도나 파견돼 있는지 파악조차 못했다. 1일 오무전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0월 3일 필리핀 실로(SHILOH)사와 합작을 통해 미국 워싱턴 인터내셔널 그룹(WGI)의 하청을 받아 바그다드에서 바지까지철탑 긴급 복구공사를 하기로 했다. 공사 기간은 10월22일부터 12월 25일까지였고, 선발대가 10월3일부터 공사를 시작하기 직전까지 이라크 현지 상태를 점검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격적인 공사 인력은 지난달 11일부터 현지에 파견되기 시작해, 지난달 28일까지 4차례에 걸쳐 68명이 나갔다. 그러나 이 회사가 건설교통부에 해외건설 수주를 신고한 것은 본격적인 공사가시작되기 하루전인 10월21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강의수 상무는 "현지 미군 당국이 12월25일까지 송전시설 복구를 강력하게 희망했었다"고 말했다. 이라크가 전쟁 위험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사 인력을 파견한 것과 관련,회사측은 "국내에는 60여명이 넘는 송전 공사 인력을 갖춘 곳이 없다"며 "공정을 감안하면 그 정도 인력이 필요했고, 위험부담이 있었지만 최소화하려고 애썼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중소회사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공사를 수주, 해외 근무 인력을 파견하는과정에서 문제점도 적지 않게 드러났다. 아직 이 회사가 실로사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내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어,향후 보상 관계를 둘러싸고 유족들과 회사측의 마찰마저 예상된다. 회사측은 또 공정에 맞추기 위해 인력을 먼저 보내고 계약은 나중에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또 지난 99년 이후 해외건설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상무는 "WGI에서 보험을 든 것으로 알고 있고 국내 기준에 맞춰 보상이 이뤄지겠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계약자가 귀국해봐야 알 수 있다"며 "산재보험 등은 회사에서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새벽 1시께 현장에 있는 강준 총무로부터 이상원씨외 3명이 피격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자세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바그다드에서 바지 공사 현장으로 가던 중인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서울 구로동 서울장례예식장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김만수(46)씨의 외삼촌인 서석호(61)씨 부부와 이상원씨의동생 상훈(40)씨 등이 사무실을 찾았다가 자세한 피해 내용을 확인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