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시스템통합(SI) 업체는 올 3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한국하이네트는 지난해 3분기 1백66억원이던 매출이 37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영업손실(5억원)이 늘어났다. 쌍용정보통신은 적자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3분기에만 2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에스넷도 영업적자가 작년에 이어 지속됐다. 그나마 나은 편이라는 대기업 계열 SI업체도 비슷한 양상이다. 현대정보기술은 매출이 감소하면서 작년 3분기 1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7억원으로 줄었고 동양시스템즈도 영업이익이 22억원에서 9억원으로 감소했다. 주요 SI업체 중에서는 신세계I&C만이 유일하게 실적 성장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와 과당경쟁이 어우러진 결과"라며 "업종이 경기 후행성인 특성을 감안할 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 불경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조적인 업황 부진=국내 SI업체는 모두 2천7백77개사(2003년 소프트웨어산업 연차보고서)에 달한다. 관련 소프트웨어업체까지 합치면 5천4백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올해 SI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7∼8% 늘어난 7조원 내외(상위 20개가 매출기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장침체에도 불구하고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SI업체의 영업이익률은 보통 3∼4%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대신증권 강록희 책임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나마 한정된 사업물량도 대기업 관련 대형 SI업체들이 대부분 독식하고 있다. 장외기업인 삼성SDS LGCNS SKC&C 등 '빅3'가 전체 시장의 5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 박한우 애널리스트는 "특히 주요 그룹사의 경우 대부분 자사 SI업체를 두고 있어 개별 SI업체가 발을 들여놓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화된 대기업 계열사만 성장할 듯=대신증권 강 연구원은 안정된 물량을 확보할수 있는 대기업 계열사로서 특화된 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만 안정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인 업체로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I&C가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2년간의 불경기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에도 작년에 비해 38% 늘어난 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유통SI 부문에서 선두자리를 선점한 데다 전자문서 등 다른 사업에서도 일정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 부문이 내년 상반기 흑자로 돌아설 경우 수익성이 배가될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데이타와 동양시스템즈도 내년 경기회복이 이뤄질 경우 주목할 만한 기업이다. 동양시스템즈는 금융 부문에 특화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