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해체가 내년에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학생 운동의 전망을 가늠케하는 풍향계인 각 대학 총학생회 선거 중간집계 결과 비운동권 강세 현상이 예년보다 뚜렷한데다 한총련 계열 후보마저도 '한총련 해체'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전체 2백7개 4년제 대학 중 총학생회 선거가 끝난 96개 대학(46%)에서 비운동권 후보들이 75개대, 한총련 계열이 19개대, 좌파 계열이 2개대에서 당선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더구나 이번 선거에선 한총련의 대안 조직임을 자처하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계열 후보들이 약진했으며 건국대 한양대 등에선 한총련 계열 후보가 '한총련 해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양대 총학생회 선거에선 비운동권 후보인 '소리없는 99%의 명예혁명(소명) R' 소속의 이상현 이기석 후보가 당선됐다. 총학생회장에 뽑힌 이상현씨(26ㆍ경영학과 3년)는 LG그룹 창업주중 한 명인 구태회 현 LG전선 명예회장(80)의 외손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학생회 선거에는 비운동권 강세라는 현상 이외에 뚜렷한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면서 "새 학생운동 조직이 만들어지더라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태승 연세대 학생복지처장은 "현재 학생들의 관심사는 '총학생회 회장이 누가 되느냐' 같은 문제가 아니다"면서 "학생들에게 당장 발등의 불은 학생회 선거가 아니라 취업"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