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이렇게 신용불량자가 됐다 ]



자고 나면 신용불량자가 3천여명씩 새로 등록되고 있다.


가히 신용불량 '사태'라 할 만하다.


그 숫자만큼이나 신용불량자가 된 사연들도 각양각색이다.


그래도 유형을 구분하다 보면 몇가지 대표적인 케이스가 눈에 띈다.


보증을 잘못 선 경우, 빌린 돈으로 주식투자에 손댔다 말아먹은 경우 등…


최근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은 사람들의 대표적 유형을 통해 신용불량의 덫을 피하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을 찾아본다.



◆ 빌린 돈으로 주식투자는 자멸의 길 (주식ㆍ도박형) =경기도 부천에 사는 최 모씨(31)는 지난 96년 식품회사에 들어가면서부터 주식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돈을 벌 때보다 잃을 때가 더 많았다.


최씨의 결정적인 실수는 주식투자 자금을 모두 빌려서 했다는 것.


그는 신용대출로도 모자라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주식에 몽땅 넣었다.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선 더 많은 카드를 발급받아야 했다.


돌려막기가 한계에 다다르자 슬그머니 아내 카드까지 사용했다가 나중에 들통나 결국 이혼했다.


작년 11월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최씨의 부채는 15개 금융기관에 8천8백여만원.


역시 신용불량자가 된 아내의 채무도 3천1백여만원이나 됐다.



◆ 보증 함부로 서지 마라 (보증형) =정 모씨(33)는 지난 99년 같이 보험회사에 다니는 동료가 4천만원의 보증을 서달라고 부탁하자 선뜻 도장을 찍어줬다.


하지만 동료는 얼마 안돼 회사를 떠났고 1년 뒤 은행에서 4천만원을 대신 갚으라는 통보가 날아들었다.


정씨는 보증액을 우선 자신의 대출로 전환한 뒤 빚 청산을 위해 무리수를 두기 시작했다.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은행대출과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고객들에게 고가의 사은품을 돌리고 전단지에 광고도 낸 것.


덕분에 실적은 어느 정도 올랐지만 매달 돌아오는 대출이자와 카드대금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정씨는 결국 17개 금융기관에 1억6천8백여만원을 빚진 신용불량자가 됐다.



◆ 사업자금 대출은 수익성 잘 따져야 (무모한 사업형) =박 모씨(35)의 평생 소원은 번듯한 식당을 하나 개업하는 것이었다.


그의 꿈은 지난 2000년 남편과 함께 경기도 일산에 일식집을 열면서 이뤄졌다.


하지만 은행에서 무리하게 8천만원을 끌어쓴게 화근이 됐다.


불경기로 손님이 줄자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영업비와 인건비 등을 충당하며 버티다 빚이 1억7천여만원으로 불어났고 결국 작년 말 신용불량자로 등록됐다.



◆ 무절제한 소비는 신용불량의 지름길 (사치ㆍ낭비형) =내레이터 모델인 김 모씨(24)는 거리를 지나가다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꼭 사야 직성이 풀렸다.


김씨의 이같은 성향은 3년 전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남자친구에게 잘 보이려다보니 씀씀이가 더욱 헤퍼졌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가 김씨의 신용카드 두 장을 빌려 9백만원을 써버렸다.


김씨는 이 때부터 숨가쁜 '카드 돌려막기'를 시작해야 했다.


1년 반에 걸친 돌려막기의 결과는 참담했다.


연체이자를 포함, 빚이 4천여만원으로 불어나 작년 10월 신용불량자에 등록됐다.



◆ 부업은 신중히 선택해야 (생계형) =한 대기업에 다니던 최 모씨(47)는 지난 99년 인터넷 벤처 붐이 일자 '대박'의 꿈을 안고 부업으로 컴퓨터 사업에 손을 댔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병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부업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1년여 만에 수억원의 빚만 지고 말았다.


최씨는 빚을 갚기 위해 2000년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새 직장을 찾는데 3년이나 걸렸고 그 사이에 생활비 등으로 8천여만원의 빚을 져 올해 초 신용불량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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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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