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유동성 문제,검찰의 대선자금 수사,테러위협 등 국내외 동시다발적인 악재로 급락세를 보이던 증시가 급반등세로 돌아서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사야할지 말아야할지 여간 고민되는 상황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럴때일수록 긴 호흡을 가지고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주요 투신사 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담당임원(CIO)의 2004년도 증시 전망을 통해 향후 투자 전략을 모색해본다. "내년은 국내증시의 수급상황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의외로 급상승할 수도 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26일 "내년도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요인은 수급 측면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말까지 조정장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내년 상반기중 종합주가지수는 950선까지 상승하는 강세장이 될 것이란게 구 사장의 설명이다. 구 사장은 "내년 경기는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외국인은 당분간 주식을 팔지 않고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연기금 등 국내 기관들은 채권금리의 완만한 상승세에 따른 손실 가능성과 부동산값 하향안정으로 올 연말 결산이 끝난 뒤 내년초부터 주식비중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외국인 지분율이 40%에 달하는데다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늘려 현재 주식 유통물량이 30% 내외에 머물고 있다"며 "그만큼 증시는 가벼워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올해 기업들의 주당 순이익(EPS)은 15%가량 증가했지만 내년도에는 25∼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기업 펀더멘털도 개선될 것으로 구 사장은 강조했다. 구 사장은 다만 내년중 부각 가능성이 있는 두가지 악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의 조기 인상에 따른 채권수익률 상승으로 시중자금이 채권으로 'U턴'할 수 있다는 점과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 따른 성장 둔화 가능성.그는 "특히 중국의 성장률 둔화 여부는 내년 1분기부터 최대 관심사로 부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 3월 이후 주가 상승과 관련,구 사장은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과 인덱스(지수)보다는 개별기업의 수익률 우위를 올해 증시의 두가지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다"며 "개인들이 직접투자를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이 투자 확대와 고용 회복으로 이어지고 다시 내수회복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 흐름이 지연되는게 문제라고 강조한 구 사장은 "최근 농심 신세계 등 내수우량주 주가가 급등한 것은 내수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선반영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도 유망업종과 관련,그는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 철강 등을 꼽았다. 내수주는 수출주에 비해 외국인 비중이 낮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의 추가 유입에 따라 상승여력이 높은 종목이 다수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업종이 유망하다는 점 보다는 업종내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가 수익률을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