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가 주식시장에서 옵션투자에 나서 2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를 당해 일부 액수를 부도처리했으나 투자금 미회수에 따른 손실만 현재 1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영해야 할 대학측이 교비를 이용해, 위험성이 높은 거래로 알려진 옵션에 투자한 직후 금융사고를 당함에 따라 대학측의 방만한 재정운영이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학의 옵션투자는 교육부 감사 결과, 재단비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조원영 전 총장의 퇴임 직전 결정.집행된 것으로 밝혀져 학생들의 신임총장 반대 등학내분규가 빚어지고 있는 와중에 파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4일 동덕여대와 SK증권 등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9월말 SK증권을 통해 옵션계좌를 개설하고 10월초부터 옵션거래를 시작했으나 옵션매도 프리미엄(계약금) 20억원을 SK증권 직원에게 넘긴 뒤 이를 한 푼도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 어수홍 사무처장은 "지난 9월말 조원영 전 총장 지시로 50억원 규모의국.공채와 선물.옵션투자에 나섰다"며 "조 전 총장이 소개한 SK증권 삼성지점 이모씨에게 옵션매도에 따른 계약금 20억원을 수표로 발행해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SK증권 감사팀으로부터 옵션거래의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전달받고 20억원에 대한 지불정지 요청을 해 현재 11억원은 부도처리했으나, 나머지 9억원은 지급제시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옵션투자에 따른 손실은 1억여원 규모"라고 밝혔다. SK증권측도 "직원 이씨가 현재 동덕여대건과는 별도로 다른 주식의 불공정거래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잠적한 상황"이라며 "이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동덕여대 금융사고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내 단체들은 학교감사를 실시한 교육부가 9월말까지 사학비리의 책임을 물어총장 해임을 요구한 가운데 조 전 총장의 지시로 옵션투자가 이뤄졌고, 의문의 2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이달초 조 전 총장이 퇴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또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만간 조 전 총장과 옵션거래에관여한 SK증권 이씨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옵션은 어떤 상품을 일정한 가격에 일정한 양을 일정한 기간내 사거나 파는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옵션거래는 주가지수의 등락 예상치에 따라 사거나 팔 수 있는권리를 사고 파는 거래를 말한다. 이에 송석구 신임총장은 "옵션투자 및 금융사고, 투자손실 등에 대해 보고받았다"면서 "현재 사건에 연루된 SK증권 직원이 잠적한 만큼 사건경위가 밝혀지는 대로적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 전 총장에게 경위를 물어본 결과, 최근 낮은 금리로 은행에 교비를맡겨두면 이득이 안돼 옵션투자를 하게 됐다는 해명을 들었다"면서 "책임감을 갖고학내분규 사태를 안정시키고 금융사고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