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치발전특위가 내년 총선에서`물갈이 공천'을 가능케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6단계 공천방안을 확정하고 공론화에 착수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최근 내달 중순 공천착수 방침을 천명한데 이어 특위의안은 공천심사위에게 `공천 물갈이'의 길을 열어 놓음으로써 당론수렴 과정에서 찬반 논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소장파 의원들은 대체로 긍정적 입장을 표명한 반면 중진 의원들은 3년전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개혁공천'을 상기하면서 최 대표의 `숨은 의도'를 의심하는 분위기다. 아직 당론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특위의 공천방안이 결국은 최 대표의 의지를 담은 것이고, 이는 곧 내년 총선에서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 여권과의 개혁경쟁에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소장파에 의해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됐던 의원들은 아직 공천작업이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공천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칼날이 자신들을 향한다고 판단될 경우 총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당내 개혁파 의원들로 구성된 `쇄신모임' 간사인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18일 "일단 정치개혁의 핵심인 인적쇄신을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긍정평가했다. 오세훈(吳世勳) 의원도 "전반적으로 물갈이는 해야겠는데 경선만 해서는 물갈이가 안되는 만큼 상.하향식을 절충해 경선폐해를 보완하자는 것으로서 동의를 넘어적극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4선의 유흥수(柳興洙) 의원도 "신인은 아무래도 인지도가 떨어진 만큼 유능한자질을 갖춘 신인을 정치권에 영입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한다. 물갈이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상배(李相培)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가 3년전김윤환(金潤煥)씨를 공천배제할 때 일방적으로 해서 제왕적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그래서 상향식을 명문화했던 것"이라고 의구심을 떨치지 않았다. 그는 "특히 공천은 당내 일인데도 당외 인사를 참여시켜 공천심사위를 구성하는것이 올바른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며 "부정.비리.파렴치 등 심사기준도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앞으로 논의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 공천방안에 대해 지지하는 의원들도 공천심사위의 권한남용에 대한 우려를감추지 않았다. 남경필 의원은 "인적쇄신이 자칫 사당(私黨)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고, 유흥수 의원은 "자기계파 심기 등 지도부의 사적인 욕망이 개입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당내 논의과정에서 물갈이 논란과 함께 공천권이라는 칼을 갖게 될 공천심사위의 구성과 심사 기준 등이 최대 쟁점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강영두기자 choinal@yonhapnews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