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국내 브랜드들이 주춤하는 사이 외국계 브랜드들이 일제히 도약했다. '3분기 대한민국 1백대 브랜드'에 구치가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것을 비롯해 외국 패션 명품이나 자동차 브랜드들이 대거 약진했다. '명품의 불황불패'가 입증된 셈이다. 한국경제신문이 브랜드 전문업체 NB월드와이드와 공동으로 '3분기 대한민국 1백대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1위는 조사가 시작된 1분기 이후 3분기 연속 SK텔레콤의 '스피드 011'이 차지했다. 2위는 KTF의 'KTF',3위는 삼성전자의 애니콜로 이동통신 브랜드들이 여전히 '빅3'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전자의 파브,LG전자의 엑스캔버스 등 디지털TV 브랜드 2개와 애니카 교보자동차보험 매직카 등 자동차보험 브랜드 3개,다음 네이버 등 포털 2개 등이 새로 1백대 브랜드에 포함됐다. 반면 롯데리아 두타 밀리오레 등은 외식업 패션유통업의 불황으로 1백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3분기 대한민국 1백대 브랜드는 브랜드 패널 14만1천3백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15일부터 30일까지 인터넷 설문조사와 사이버 브랜드주식시장인 브랜드스톡(www.brandstock.co.kr)의 3분기 평균 주가를 토대로 지수를 산정해 뽑은 것이다. 인터넷 설문조사는 각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 만족도 신뢰도 충성도 등을 묻는 형태로 실시됐다. ◆외국 패션 명품 브랜드 도약 수입 명품 브랜드들의 순위가 일제히 올랐다. 구치는 10위권에 진입했고,샤넬은 35위에서 27위로,버버리는 58위에서 48위로 도약했다. 페라가모 루이비통 프라다 역시 10계단 이상 상승했다. 이 명품 브랜드들은 1분기에는 대부분 1백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조사를 담당한 NB월드와이드 관계자는 "불황으로 국내 업체들의 마케팅이 위축되면서 명품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빛을 발했다"고 설명했다. 또 "부유층은 불황기에도 소비를 줄이지 않기 때문에 고가 수입 명품 브랜드가 파워를 과시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브랜드 희비 엇갈려 자동차 분야에서도 외국계 브랜드들이 맹위를 떨쳤다. BMW 벤츠 렉서스 등 고가 수입차들은 지난번 조사에 비해 순위가 오르거나 적어도 제 자리를 지켰다. BMW와 벤츠가 서로 순위를 바꿔 4위와 5위를 차지했고 렉서스는 28위에서 22위로 도약했다. 반면 국산 중·대형 자동차들의 브랜드 순위는 모두 하락했다. 대표 브랜드 격인 EF쏘나타는 6위에서 8위로,그랜저XG는 12위에서 20위로,SM5는 18위에서 26위로 밀려났다. 에쿠스 오피러스 뉴체어맨 매그너스 아반떼XD 등도 모두 순위가 떨어졌다. SUV 브랜드는 주5일 근무제 확산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다. 기아 쏘렌토는 77위에서 51위로 상승했고 무쏘는 76위에서 54위로,렉스턴은 72위에서 61위로 뛰어올랐다. ◆디지털TV 아파트 브랜드 약진 3분기 1백대 브랜드에는 디지털TV 자동차보험 포털 등의 브랜드들이 새로 진입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TV '파브'는 57위,LG전자 '엑스캔버스'는 73위에 올랐다. PDP TV의 보급 확산으로 평면벽걸이TV 시대가 한발짝 다가온 결과로 풀이된다. 자동차보험사들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침에 따라 삼성화재의 애니카,교보자동차보험,LG화재의 매직카 등 자동차보험 브랜드들이 1백위권에 들어선 것도 눈길을 끈다. 보험료를 낮추고 인터넷을 활용하는 등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파트와 포털 브랜드들의 순위도 올랐다. 삼성 '래미안'은 63위에서 34위로 뛰어올랐고 대림 'e-편한세상'은 79위로 1백위권에 새로 진입했다. 다음 네이버 등 포털 브랜드 2개도 1백위권에 새로 포함됐다. 외국계 포털 야후는 1백1위에 올랐다. ◆외식 패션몰 유통 브랜드 쇠락 소비 위축으로 인해 외식 패션몰 유통 등의 브랜드 파워는 현저히 약해졌다. 2분기에 47위를 차지했던 롯데리아는 3분기엔 1백위 밖으로 밀려났다. 밀리오레 두타 등 패션몰 브랜드와 할인점 홈플러스도 1백위 아래로 떨어졌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 이마트 피자헛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하이마트 등도 모두 순위가 하락했다. 문의 (02)719-9012~4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