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LG카드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단행한다. 이에 따라 LG카드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 카드채 부실화 우려 등 금융시장의 불안도 해소될 전망이다. LG그룹은 LG카드에 대해 다음달 3천억원 등 내년 상반기까지 총 1조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내용을 담은 'LG카드 경영정상화 지원방안'을 17일 발표했다. LG는 이같은 자본 확충이 다른 계열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동시에 강구키로 했다. LG는 또 빠른 시일 안에 수신기능을 갖고 있는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를 중심으로 추가 자본 유치를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구본무 LG그룹 회장은 "LG카드 경영정상화는 LG카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카드업계 및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므로 범그룹 차원에서 지원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LG카드의 대규모 증자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카드업계의 경영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카드는 올 상반기 4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어 지난 7,8월 각각 3천억원 규모의 후순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1조원의 자본을 확충했으나 3분기 누적적자가 1조1백68억원에 달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렸었다. 이런 가운데 2대 주주인 미국 캐피털그룹이 유상증자 참여와 함께 연말까지 7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카드가 경영권을 캐피털그룹에 넘기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카드업계에선 LG그룹이 LG카드에 1조원의 자본을 확충키로 한 것은 시장이 안정될 경우 그룹의 주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LG카드를 헐값에 매각하기보다 자구안을 마련,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