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대기업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불황으로 중견 패션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일모직 LG패션 등은 지난해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 수준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빈폴' 등 7개 브랜드가 '대어(大魚)'로 컸다고 자평한다. LG패션은 매출이 9%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이선스 브랜드 '닥스'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과제다. 코오롱 계열의 FnC코오롱과 코오롱패션은 새 브랜드를 내놓고 종합패션 업체를 지향하지만 고전하고 있다. ◆제일모직 제일모직 패션 부문 매출은 불황으로 증가세가 꺾였다. 지난해 매출은 1조1천9백44억원. 전년 대비 11.8%나 늘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 비율이 0.5%에 그칠 전망이다. 상반기 매출은 5천3백1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브랜드 '농사'는 잘 지은 편이다. 빈폴이 파워브랜드 (지난해 매출 2천2백억원)로 성장했고 갤럭시도 1,2년 안에 2천억원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매출 상위 3개 브랜드인 빈폴 갤럭시 로가디스가 모두 자체 브랜드란 점도 자랑거리다. 올해 특징은 캐주얼 비중이 커졌다는 점. 2000년 64%였던 캐주얼 비중은 올해 69%로 높아진 반면 신사복 비중은 31%에서 27%로 낮아졌다. 제일모직은 지난해부터 이세이미야케 플리츠플리즈 케네스콜 등 3개 브랜드를 직수입해 팔고 있다. ◆LG패션 LG상사 패션&어패럴 부문은 올해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8천1백79억원)에 비해 9%나 늘어난 8천9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6% 많은 4천81억원의 매출을 기록,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숙원인 '자체 브랜드 육성'은 과제로 남아 있다. 최대 고민은 라이선스 브랜드 '닥스'의 비중이 30%나 된다는 점. 닥스와의 협력관계를 20년 이상 성공적으로 유지해 왔으나 이젠 닥스가 '내 브랜드'가 아니라는 게 부담이 되고 있다. LG패션의 대표적 자체 브랜드인 마에스트로의 매출 비중은 아직 25%(정장·캐주얼 포함)에 머물고 있다. LG패션은 올해 신사복 '알베로'와 '제덴액세서리' 등을 내 놓으며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FnC코오롱·코오롱패션 대기업 패션업체 가운데 경기 침체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 코오롱 계열의 FnC코오롱과 코오롱패션이다. 올 상반기 FnC코오롱의 매출(1천2백38억원)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4.6% 줄었고 코오롱패션 매출(6백6억원) 역시 5.3% 감소했다. FnC코오롱의 경우 '마크 제이콥스' 등 새로 내놓은 직수입 브랜드 2개로 상반기에 1백95억원의 매출을 올렸는 데도 상반기 총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목표(2천5백47억원)를 지난해보다 3.7% 낮춰 잡았다. 코오롱패션은 신사복 업체에서 종합패션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성인복 아동복을 포괄하는 트래디셔널 캐주얼 '제이 폴락'과 라이선스 브랜드 '크리스찬 라크르와 옴므'를 내놓았다. 최근엔 계열사인 인테그럴에스에이를 합병,여성복 '쿠아'를 가져왔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