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 국민을 먹여살리는 것은 기업입니다.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다시 힘을 내서 뛰어야 할 때가 아닙니까."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행(77)은 13일 첫 공식 기자회견을 이런 말로 시작했다. 강 회장은 "전경련이 불법 정치자금이나 제공하는 단체로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오랫동안 전경련에 몸 담아온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정치자금 문제로 얼마나 더 시간을 끌어야 하느냐"고 안타까워했다. 강 회장은 "과거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재계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경련 회장단 내부에서도 많이 나왔다"며 "앞으로 필요하다면 검찰총장을 찾아가 재계의 입장과 상황을 설명하고 가능한 한 빨리 수사를 마무리지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시켜 달라고 부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재계 정치권 국민들이 뜻을 모아 다른 나라의 정치자금 제도 등을 연구해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라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반(反)기업정서와 관련, "잘못을 저지른 몇 사람 때문에 기업 전체를 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보면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경제성장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사문제에 대해선 "밤낮 데모만 해선 안된다"며 "경제성장을 위한 컨센서스를 모아 함께 노력해야 나눠 가질 것도 생긴다"고 역설했다. 강 회장은 "이제 회장직을 맡았으니 청와대 국무총리 부총리 등을 찾아가 인사할 것이고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 등에게도 협조해 달라고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이에 대해 "강 회장은 전경련 회장단 가운데 가장 친화력 있는 분으로 재계의 화합을 다지는 일을 잘 하실 것"이라며 "재계는 지금까지 위기 때마다 단합해 왔으니 강 회장 취임을 계기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내년 2월 전경련 정기총회 때 젊고 리더십 있는 분을 회장으로 모시기 위해 대여섯명의 추대위원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