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뉴타운에 특수목적고를 유치하는 문제를 둘러싼 부처간 갈등을 해소하는데 폭탄주 해법이 효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김진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10.29 부동산대책 발표 1주일쯤 전 윤덕홍 교육 부총리와 유인종 서울시 교육감, 이명박 서울시장 등을 불러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뉴타운 특목고 설립 관련 의견을 조율했다. 당시 김 부총리로서는 뉴타운에 특목고를 세우는 방안을 부동산 대책에 꼭 넣어야 하는데 서울시 교육감은 강력 반대하고 교육부도 교육 문제를 경제 논리로 따지지 말라고 반발,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 부총리는 고심 끝에 부동산 대책 성공을 위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넘어가야겠다고 판단하고 관계자들과의 저녁 회동을 추진했다. 이 시장의 경우 당일 저녁 한 체육경기에서 시구를 한 뒤 공식행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는데 김 부총리가 `지금 특목고 문제가 급한데 무슨 소리냐'고 독촉해 일정을 취소하고 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총리의 예상대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저녁을 먹자 어느 정도 의견이 통하기 시작했고 오후 10시께부터 폭탄주가 돌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며 상황이 급진전됐다. 김 부총리는 "5잔쯤 마시자 합의가 이뤄졌는데 확실히 `굳히기'를 하기 위해 한 두 잔을 더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김 부총리와 자리를 함께한 김광림 재경차관이나 이 시장은 평소 술을 잘 마시지 않는데 이날은 특목고 유치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