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실무자가 지난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부동산시장을 개방한 조치가 외국인들의 투기로 부동산값 상승과 국부 유출을 초래했다고 지적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태식 재경부 사무관(경제홍보기획단)은 12일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에 제출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활동에 관한 연구'라는 석사학위 논문에서 외국인들이 98년 이후 부동산 매입대금의 30%만 들여오고 나머지 자금은 국내에서 조달해 토지와 건물을 산 뒤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평균 25%의 수익률을 올렸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외환위기 이후 5년동안 토지 18조3천억원과 건물 3조원어치를 구입했으나 이중 6조4천억원만 외국에서 들여왔고 나머지 70%인 14조9천억원을 국내에서 조달했다는 것이다. 정 사무관은 외국인들이 주로 구입한 사무실용 건물과 상가의 평당 매입가격은 서울 강남이 7백93만원, 종로ㆍ중구 6백37만원, 여의도 5백82만원 등으로 최근 시세보다 평당 2백만∼5백만원 낮아 연 12.5∼18.83%의 매매차익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2000년 10월 극동건설로부터 연면적 1만5천8백73평 규모의 종로 은석빌딩을 7백15억원에 매입한 뒤 임대 등을 통해 연 18.0%의 수익을 올렸다. 골드만삭스도 2001년 여의도 대우증권빌딩을 4백76억원에 사들여 18.83%의 수익을 냈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투자 원금에 대한 수익률은 지렛대효과(Leverage effect)로 인해 연 25%로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 사무관은 "투자 금액의 30%에도 못미치는 자금을 들여와 연 25%의 수익을 챙겨 떠나는 투자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부동산 관련 취득ㆍ등록세와 양도세를 적절하게 부과해 국부가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