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정치권은 지난해 대선 당시 `표적사정이 무서워 한나라당에 100억원을 줬다'는 손길승(孫吉丞)SK그룹 회장의 발언 보도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말도 안되는 내용"이라고 일축했으나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에 대해 "비자금 조성내역을 밝히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 박 진(朴 振) 대변인은 "김영일(金榮馹) 전 총장은 전혀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내용이라고 했고, 최돈웅(崔燉雄) 의원은 말도 안되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며 "특히 최 의원이 손 회장에게 후원금을 요청했을 때 손회장이 얼마면 좋겠느냐고 해서 많을 수록 좋다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들의 발언을 볼 때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SK측에 액수를 지적하거나 표적사정 또는 강요나 강압을 한 적 없다"며 "지난해 우리가 모금한 공식 후원금은 81억원이고 이 가운데 대선기간에 모금한 금액은 45억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성순(金聖順)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나라당이 집권시 표적사정을 위협해 어쩔 수 없이 돈을 줬다는 손 회장의 증언은 충격적"이라며 "한나라당은 지난 대선 당시 누가 어떤 방법으로 재벌기업들에게 접근해 비자금을 모금했는지와 공식,비공식 비자금의 총액과 사용처를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한다"고 말했다.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도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비리는 묻어두고 남의 허물만들추려 한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며 "부패원조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과거의 잘못을 국민 앞에 고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의장은 "정치권에서 그런 이야기를 기업한테 하는것은 협박중에서도 협박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한나라당은 크게 반성하고 깨끗한정치 실현을 위해서 환골탈태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