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지난 주 사표를 제출한 집행임원 4명을 모두 퇴진시키고 새로운 임원들을 임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실력으로 저지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이강원 전 행장 퇴임과 집행임원 일괄사표 제출 이후 외환은행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10일 현용구 충청지역영업본부장(51), 민형식 서부기업영업본부장(52),전용준 경영전략부장(48)을 각각 상무로 승진발령했다. 현 신임 상무는 서울고와 외국어대를 졸업하고 1981년 외환은행에 입행해 여의도남소매지점장 홍성지점장 등을 지냈다. 민 상무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인사부와 강남외환센터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전 상무는 서울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79년 외환은행에 들어와 종합기획부 차장, 미래전략추진실장 등을 맡았다. 이달용 은행장 직무대행은 인사 발표와 함께 외부에서 녹음한 대(對) 직원 방송을 통해 "한시적이나마 은행 경영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최근의 갈등과 진통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히고 "최근 떠도는 각종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과장과 추측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행은 특히 "현재 대주주나 경영진 그 누구도 노조가 문제삼고 있는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거나 계획한 바 없다"고 해명하고 "대주주와 경영진, 직원 등이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해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그러나 이번 인사가 "이 대행의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노조 간부 20여명은 이날 오후 6시10분께 이 대행의 연설방송이 나오자 본점 3층 방송실 유리문을 깨고 들어가 녹음테이프를 빼앗고 방송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한편 론스타는 새 외환은행장 후보로 우병익 전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이종구 금융감독원 감사, 강정원 전 서울은행장 등 외부 인사와 함께 이 행장대행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분간 이 행장 대행체제로 가면서 이 행장대행의 업무 실적을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행장대행이 론스타의 요구를 제대로 이행할 경우 정식 행장으로 승격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