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10:01
수정2006.04.04 10:05
태권도 경기 중 당한 부상으로 뇌사상태에 빠지자 장기를 기증한 필리핀 크롬웰 에르난데스 선수(27)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에르난데스 상(賞)'이 제정된다.
9일 충북 진천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진천에서 열린 '2003 세계 태권도 화랑문화축제'에 출전했다 상대 선수의 앞돌려차기를 맞고 11일간 뇌사상태에 빠졌던 에르난데스의 가족들이 8일 밤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에르난데스의 장기를 기증했다.
이에 따라 군은 9일 오전 에르난데스가 태권도 경기를 하다 쓰러진 화랑관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모금활동을 벌여 기금을 조성,에르난데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에르난데스 상'을 제정할 계획이다.
또 군은 모금 규모에 따라 '에르난데스 장학회'나 기념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외국의 태권도 관계자들과 각계에서도 성금 전달의사를 밝히는 등 에르난데스와 그의 가족들이 이국(異國)의 땅에서 펼친 참 희생정신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부에서 성금 전달의사를 전해오자 유족들은 이를 에르난데스가 사랑했던 태권도인들을 위해 써달라는 뜻을 밝혔다"며 "화랑의 고장인 진천에서 경기를 하다 쓰러진 뒤 진정한 태권도 정신과 화랑정신을 보여 준 에르난데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각종 사업을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르난데스 가족들은 오는 11일 오전 시신을 진천으로 운구,화랑관을 거친 뒤 진천성당에서 미사를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