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 2편이 맞대결을 펼친다. 극단 미추가 14일부터 12월14일까지 국립극장 마당놀이 전용 텐트극장에서 '이춘풍'을 공연하고 MBC는 23일부터 12월15일까지 장충체육관에서 '어을우동'을 선보인다. '이춘풍'이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 등 이른바 마당놀이 3인방을 내세운데 반해 '어을우동'은 드라마 '다모'의 작가 정형수 극본에 영화 '노랑머리'의 배우 이재은을 출연시켜 '뉴에이지' 마당놀이를 표방했다. '이춘풍'은 여색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이춘풍과 그의 슬기로운 아내를 통해 당대 사회를 풍자한 작품. 지난 92년 초연된 이래 올해도 손진책씨의 연출 아래 20여년간 마당놀이 극본을 써 온 김지일씨,한국무용가 국수호씨,작곡가 박범훈 중앙대 부총장 등 관록파들이 제작에 참여했다. 신명나는 길놀이로 시작되는 이 공연은 이춘풍이 평양으로 장사하러 떠난 뒤 주색잡기로 돈을 탕진한 채 노비로 전락한 것을 아내가 되살리는 내용. 공연장인 천막극장은 좌석수를 2천석 안팎으로 줄여 사석을 최대한 방지했으며 실내는 거대한 십장생작화,천장에 달린 십장생 모빌 등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극단측은 "무능하고 방탕한 인간의 삶을 공격하고 근면과 슬기로 가정을 재건하는 교훈도 묘미지만 대리청탁이나 매관매직 등으로 얼룩진 조선조 후기의 부패상도 볼 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걸쭉한 입담의 윤문식이 이춘풍으로 출연하며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는 김성녀가 춘풍 처로,재담꾼 김종엽이 해설자로 등장한다. 화∼금요일 오후 7시,토요일 오후 3시·7시,일·공휴일 오후 1시,5시. (02)747-5161 조선시대 성스캔들 사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어을우동'은 호된 시집살이에 시달리던 어을우동이 시집에서 쫓겨난 뒤 당대의 한량들에게 성적으로 수난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에게 조롱을 퍼붓는다는 이야기다. 봉건 조선의 여성으로 억압적인 사회분위기에 희생된 어을우동의 면모를 조망함으로써 오늘날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여성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겠다는 의도다. 장수철이 연출을,이상균이 음악을 맡았고 영화 '노랑머리'에서 파격적인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배우 이재은이 국악 전공을 살려 어을우동 역으로 출연한다. 이재포 우상민 김선동 최낙희 등도 무대에 나선다. 화요일 오후 7시30분,수∼토요일 오후 4시·7시30분,일요일 오후 2시,6시. (02)368-1515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