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전문출판사인 '재미마주'에서 출간한 창작 그림책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이호백 글.그림)가 미국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우수 그림책'(Best Illustrated Books) 10권 가운데 한권으로 꼽혔다. 뉴욕타임스는 그해 출간된 그림책 중 최고의 책을 골라 매년 11월 셋째주 북리뷰 스페셜 섹션에 발표한다. 가브리엘 벵상, 유리 슐레비츠 등 세계적 그림책 작가들이 이 상을 수상했었다. 국내 작가로는 작년 그림책작가 류재수씨의 「노란 우산」이 국내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영예를 안은 바 있었다. 「노란 우산」역시 '재미마주'의 작품이다. 지난 3월 미국의 케이밀러 출판사에 의해 영문으로 번역돼 나온 이번 수상작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워지는 토끼가 주인공. 식구들이 집을 비운 사이 베란다에서 집안으로 들어온 토끼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비디오를 보고, 딸아이의 한복을 훔쳐 입어보는 등 사람처럼 구는 이야기이다. 돌아온 식구들은 집안 구석구석에 굴러다니는 까만 똥의 정체를 몰라서 어리둥절해한다. 흑백과 컬러의 대비 속에 목탄과 수채물감을 활용한 묘사가 미국 언론과 평단에서 주목을 받았다. 작가인 이호백씨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 파리에서 유학하면서 지난 1996년 '재미마주'를 설립한 집념의 출판인으로, 국내 그림책 작가들과 손잡고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그림책을 만들어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지에 수출해왔다. 시상식은 이달 18일 뉴욕타임스 본사에서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