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6080'.요즘 소비업종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새로운 코드다. 2003은 올해를 의미하고 '6080'은 올해 매출이 '목표의 60%,지난해의 80%'에 그칠 것임을 뜻한다. 소비업종의 심각한 불황을 젊은이들의 표현법으로 코드화한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외식업계.1인당 객단가가 높은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6080'의 진원지다. TGI프라이데이즈 마르쉐 토니로마스 등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6080'을 막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50% 할인 행사가 그 중 하나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마찬가지.불황으로 가뜩이나 소비가 위축된 판에 '패스트푸드=비만식품'이라는 인식까지 확산돼 매출이 반토막났다. 이에 건강 메뉴를 내놓는 등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대부분 '6080'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화장품업계도 외식업계 못지 않다. 상반기 매출을 집계한 결과 코리아나 한국화장품 등 간판급 중견업체들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선에 그쳤다. 하반기 들어 급비치를 올리고 있지만 작년의 80% 수준을 맞출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전자양판점도 평당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줄었다. 하이마트의 경우 연초에 2조원으로 잡았던 매출 목표를 지난해 수준인 1조8천억원으로 낮춰잡았다. 하지만 10월말까지 매출이 1조4천억원에 불과해 수정 목표마저 달성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위스키 업계에도 지난 9월 이후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9월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46%나 줄었다. 업계 1,2위인 디아지오코리아(윈저)와 진로발렌타인스(임페리얼) 역시 1년전에 비해 매출이 각각 32%와 55% 감소했다. 위스키 업계는 성수기인 4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6080"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