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9:16
수정2006.04.04 09:19
"미국 의원들의 추천리스트(WISH LIST)에 무조건 올라야 합니다."
28일 KOTRA에서 열린 '미 국방부 조달시장 설명회' 참석차 최근 방한한 IT&T 정승규 사장이 전하는 '제1계명'이다.
정 사장은 지난 79년 도미,국방부 FCT(외국비교시험) 프로그램에서 한국인 컨설턴트로 활약 중이다.
그는 "FCT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외국기업의 제품 및 기술을 테스트해 직수입하는 프로그램으로 예산책정시 미 의회의 입김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며 "미국산 우선구매법(Buy American Act)을 피해 국방부 조달시장을 뚫으려면 미 의회를 제대로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중소규모 하이테크 회사와 합작 등을 통해 한 팀을 이뤄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정 사장은 사무실을 낼 때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기업들은 대부분 캘리포니아주나 뉴욕주에서 사무실을 열고 싶어하는데 이런 곳은 경쟁이 치열해 의원들의 스폰서를 받기 힘듭니다."
오는 12월 한국업체 지누스(ZINUS)가 개발한 무인 외곽경비시스템 폼가드(FOMGuard)의 테스트 최종통과를 앞두고 있는 그는 "미 의회에서 시연회를 갖게 된 데는 하이테크 회사가 많지 않은 노스캐롤라이나지역 출신 의원들의 도움이 컸다"고 소개했다.
정 사장은 하지만 6백명에 달하는 미 상하의원 모두를 만날 필요는 없으며,국방위원회와 방위자금조달소위 의원들만 접촉하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미국에 없는 아이템을 찾을 것을 강조했다.
"폼가드의 경우 기존의 경비시스템과 달리 광케이블을 사용했으며,디지털 신호를 울려 외부 침입여부를 알려주는 등 제품을 차별화시켰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조급함을 버리고 컨설팅 비용은 아끼지 말 것'도 알려줬다.
"FCT프로그램은 테스트하는 데 2,3년이 걸릴 수 있다.하지만 미국 시장만 뚫으면 세계시장이 열리는 만큼 인내를 갖고 제품개발과 보완에 주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미 국방부의 2005 회계연도 FCT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는 내년 1월26일까지 제품에 대한 요약설명서(Summaries/Ideas)를 내야 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