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거실,소파에 앉아 쉬는 부인에게 커피를 건네주는 자상한 남편.혹은 유럽 어느 나라 관광지의 노천 카페에서 아내와 이마를 맞대고 다정하게 웃는 남편. 동서식품의 '20년 모델'인 영화배우 안성기가 맥심커피 또는 프리마 광고를 통해 보여주는 이미지는 이처럼 일관되게 자상한 남편의 모습이다. 브랜드와 제품명을 요란하게 외치는 광고가 범람하는 세계에 이렇게 조용한 광고가 과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안씨가 등장한 맥심 광고는 이번 SMBI 조사에서 전체 5위를 차지하는 위력을 보였다. 항목 별로는 호감 영향력과 구매욕구 영향력에서 각각 4위,특히 신뢰 영향력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위용을 과시했다. 한석규의 맥심 광고 순위가 SMBI 33위,김정은의 맥심 커피믹스 광고가 91위를 차지한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경쟁업체인 한국네슬레 테이스터스초이스의 배용준(83위)보다도 월등하다. 통통 튀는 신세대 연예인은 물론 젊은 미남 스타보다도 높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자상하고 편안한 안성기의 이미지가 휴식시간에 함께 하는 커피와 잘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한석규 심은하 이미연 이정재 등 여러 명의 톱스타를 기용하는 동안에도 안씨와는 늘 연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연·이정재가 등장한 최근의 맥심 CF에 안씨는 내레이터로,즉 목소리로만 출연했고 매년 설·추석 명절 선물상품 광고는 안씨가 맡아왔다. 김혜자씨가 2002년 말 제일제당과의 27년 전속관계를 마감한 뒤로 '안성기-동서식품' 콤비는 업계 최고(最古) 커플로 자리잡았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