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8시 55분께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세원정공 공장 안 야적장에서 충남 아산에 있는 세원테크 노조 지회장 이해남(41.충남 천안시)씨가 분신, 대구 동산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온몸에 3도의 중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 공장 직원 하성우(37)씨는 "야근을 하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현관으로 나오던 중 공장내에 있는 야적장 부근에서 불길이 치솟아 소화기로 급히 끄고보니 사람이어서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이날 이씨가 소속돼 있는 세원테크 노조원들은 자회사인 세원정공 공장앞에서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었으나 이씨가 혼자서 공장내에 들어가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못해 분신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이씨는 지난 2일부터 다른 노조원들과 함께세원정공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오다 최근 김주익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이 자살하자 이날 오후 7시께 유서와 비슷한 성격의 글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 분신할 우려가 높다고 보고 만류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지난 3월18일 해고당하자 노동청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농성 과정에 경찰측과 충돌한 것과 관련, 업무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아왔다. 세원테크 노조원들은 지난 9월1일부터 이 회사의 파업 과정에서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뒤 지병인 심장병과 암 등이 악화돼 지난 8월26일 숨진 노조 간부 이현중(30)씨의 죽음과 관련, 회사측의 보상 등을 요구하며 세원정공 공장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었디. 경찰은 이씨의 분신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세원테크는 충남 아산에 소재한 종업원 140여명 규모의 자동차부품 납품업체로세원정공의 자회사이며, 세원테크 노조원들은 노조 간부 이현중씨가 숨지자 모회사 앞으로 찾아와 "회사측이 최소한 도의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해왔다. 이와함께 이현중씨의 유족들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이씨의 시신을 대구가톨릭병원 영안실에 안치, 지금까지 장례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한편 민노총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세원테크가 지난해 5월부터 4개월간 노조원들이 장기파업을 벌이자 파업손실을 이유로 노조원들의 임금과 재산 등 11억원을 가압류해 노사관계가 악화됐다"주장했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김용민 기자 duck@yna.co.kr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