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할인점 '빅3'가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면서 점포간 거리가 1백m,10m까지 좁혀지는 '지척(咫尺)경쟁'이 시작됐다. 점포는 늘려야 하고 상권과 부지는 한정돼있어 빚어진 현상이다. 수백억원을 투자해 지은 새 점포나 텃밭을 지켜야 하는 기존 점포 모두 초긴장 상태다. 상대를 무력화시켜야 살 수 있는 사생결단식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3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옛 코카콜라 부지에 들어서는 홈플러스 금천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시흥대로변에 있는 이 점포는 롯데마트 금천점과 불과 1백m 떨어져 있다. 서울에서 이처럼 가까운 곳에서 할인점끼리 경쟁한 전례가 없다. 이 점포는 인근 롯데마트는 물론 1.9km 떨어져있는 까르푸 금천점과 이마트 구로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달갑지 않은 경쟁자를 맞은 롯데마트는 입지,점포 규모,주차 여건 등의 열세를 극복하고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롯데마트는 홈플러스 개점 전날인 22일부터 26일까지 5만원,10만원,20만원,30만원 이상 구매하면 SK상품권,게르마늄 그릇 세트,무선 전기주전자,핫플레이트 전기레인지 등을 주는 백화점식 사은행사를 펼친다. 최근엔 신사복 캐주얼 레포츠 등 의류 브랜드와 동물병원 수족관 보디숍 등 편의시설도 입점시켰다. 부산에서는 점포간 거리가 10m도 안되는 '기막힌 대결'이 12월부터 시작된다. 홈플러스 서부산점에 밀려 폐점한 까르푸 사상점을 이마트가 장기 임차해 개점하기 때문이다. 두 점포는 바로 붙어있어 고객쟁탈전이 불가피하다. 이마트는 강점인 신선·조리식품 코너를 강화해 홈플러스 고객을 흡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유통업계에서는 "반경 1∼2km 이내에 경쟁점이 있을 경우 점포를 열지 않는다는 원칙은 무너진 지 오래"라며 "앞으로도 코앞에 출점해 맞대결을 벌이는 사례가 더 나올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