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8:46
수정2006.04.04 08:48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을 겨냥,통화가치 절상 압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9일 태국 방콕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대중 무역에서 손해볼 생각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20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차 방콕에 머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후 주석과 개별 회담 직후 로이터통신을 통해 "무역이 개방돼있는지,양국 모두가 득을 보고 있는지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구체적으로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직답하지 않았으나 회동에 앞서 "이번에 후진타오 국가 주석에게 환율을 시장이 평가하도록 내버려두라고 개인적으로 호소할 계획"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후 주석은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경제 교류 및 무역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대화로 풀어나가자고 이야기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환율에 관해서는 "제도 '개선(improve)'을 계속해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긴 하지만 지금은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미국은 물론 모든 국가에 이익이 된다"며 위안화를 평가 절상할 뜻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날 양국은 국내에서도 첨예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로버트 죌릭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달러당 8.28위안으로 환율을 고정시킨 페그제가 연간 1천억달러를 넘는 미국의 대 중국 무역 적자의 원인"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역내 합의가 이뤄지면 위안·달러 환율 변동폭을 아시아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8.3∼8.7위안으로 다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지만 많은 경제학자들과 이웃나라들이 지금은 그런 행동을 취할 때가 아니라고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18일 도쿄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의 '강한 달러'정책에는 변함이 없으며,환율은 시장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간접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총리는 어떠한 답변도 회피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