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16일 미국 반도체회사 마이크론 출신인 트렁 도운 사장의 사임 소식으로 급락했다. 전날 도운 사장의 사임을 공시한 주성은 이날 하한가(11.97%)로 출발한 뒤 장중 낙폭을 마이너스 4%대까지 줄이기도 했지만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결국 다시 하한가인 7천9백40원으로 추락했다. 회사측은 도운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4개월만에 사장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주성 관계자는 "도운 사장은 가족과 함께 부임해 자녀를 한국학교에 입학시키는 등 여러 노력을 했지만 한국 문화에 가족들이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창업주인 황철주 사장이 경영을 총괄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증권은 이날 "트렁 도운 사장의 사임으로 이제 그가 삼성전자와 해외 거래처 등을 개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주성이 지난 2분기 영업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최근 3개월간 코스닥지수와 비교해 40% 가량의 초과 주가상승률을 보였던 것은 도운 사장으로 인한 'CEO 효과' 때문이었다는 평가다. 현대증권은 이에 따라 "도운의 사임은 주성의 투자자들에게 차익실현의 기회를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도운 사장 취임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1%대이던 지분율을 14%대 이상으로 높였지만 사임 소식이 전해진 이날 70만주(2.99%) 가량을 대거 매도한 것도 향후 주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증권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도운 사장은 세계 2위의 반도체 D램 업체인 마이크론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정통 엔지니어로 지난 6월 취임 당시 중소기업이 유명 CEO를 영입했다는 이유로 큰 화제가 됐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