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 나치 독재자 히틀러 식으로 인사하도록 가르친 독일 남자가 여러가지 나치 찬양행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으나 정작 개를 훈련시킨데 대해서는 적용할 만한 마땅한 법이 없어 이 부분은 기소를 면하게 됐다. 베를린에 사는 롤란트 T.(54)라는 이 남자는 `아돌프'란 이름을 붙인 검은 잡종개에 나치식으로 "지크 하일"을 외치면 오른 쪽 앞 발을 처들도록 가르친 뒤 길거리에서 이같은 동작으로 행인들의 주목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독일 법무부는 나치 대원을 자처하는 이 남자가 히틀러의 초상이 든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으며 행인들에게 "비(非)아리아계 기생충, 쓰레기" 따위의 욕설을 퍼붓는 등 매일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았기 때문에 그를 다른 중죄목으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남자는 또 이웃 사람이 자기 집에 너무 가깝게 주차했다든가 "이상하게 쳐다본다"는 등 온갖 이유로 거의 매일 경찰서에 신고하러 들렀으며 `나의 투쟁'이란 제목으로 쓰고 있는 소설 원고를 경찰관들에게 보여 주기도 했다고 한 경찰관은 증언했다. T.의 변호인들은 그가 8년 전 사고로 머리를 다친 후 조기 퇴직하고 사회복지지원금으로 살고 있다면서 뇌손상을 변론 근거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평소 아돌프를 잘 알던 경찰관은 아돌프가 귀엽고 온순한 개이며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밝히고 "다만 이 개는 순종 독일 셰퍼드가 아닌 잡종견이라그 이름의 원래 주인(히틀러)이 알면 무덤에서 통곡을 할 것"이라고 촌평했다. (베를린 dpa=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