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사업자인 큐릭스가 시도하고 있는 한빛아이앤비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분 10% 이상을 매집하고 나선 태광산업 계열사가 큐릭스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때문이다. 15일 코스닥증권시장에서는 M&A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큐릭스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고 한빛아이앤비도 11% 이상 급등했다. ◆큐릭스의 구상=강북·도봉 지역의 케이블TV 업체인 큐릭스는 자회사인 큐릭스도봉강북방송을 통해 한빛아이앤비 지분 21.15%를 확보한 상태다. 아직 한빛아이앤비 유홍무 회장측의 지분(35.33%)에는 못 미치지만 우호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 14일 한빛아이앤비 지분 10.24%를 취득한 한국케이블TV천안방송을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큐릭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우호지분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천안방송의 대주주인 태광산업측이 한빛아이앤비와 한때 법정 소송을 벌이는 등 사이가 좋지 않은 데다 수원방송 등에 지분이 얽혀있다"고 말했다. 큐릭스는 현재 추가 지분매입보다는 다음달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의 표대결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측은 "한빛아이앤비측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는다면 추가 지분 매입없이 임시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유 회장의 해임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빛아이앤비의 방어전략=한빛아이앤비는 최대주주인 유 회장이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 회장은 지난 9일 특수관계인과 함께 자사주 41만주(4.92%)를 취득,지분율을 35%선으로 끌어올렸다. 유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은 큐릭스가 지분을 매집,경영참여를 요구하기 시작한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이다. 한빛아이앤비는 현재 M&A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의 분석=최영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큐릭스의 한빛아이앤비에 대한 적대적 M&A 성사 여부는 중립적인 다른 주주들의 향배가 변수"라면서 "이들 법인이 큐릭스와의 상호연계를 통해 한빛아이앤비에 대한 적대적 M&A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휴맥스(9.5%) 농수산TV(3.2%) 현대홈쇼핑(3.2%) 등 기존 한빛아이앤비 주주들이 큐릭스와 손잡고 '윈-윈'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태광산업측이 한국케이블TV수원방송과 경기연합 등에서 한빛아이앤비와 공동 대주주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큐릭스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