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짜리 이상 식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알뜰한 기업인이 대학 기부금 사상 최고 금액인 3백5억원을 부산대에 발전기금으로 출연했다. 주인공은 부산의 태양사 회장인 송금조씨(79). 부산지역 개인소득 1위인 송 회장은 15일 부산대에서 발전기금으로 현금 1백억원을 김인세 부산대 총장에게 전달하고 2백5억원은 내년부터 2009년까지 6차례에 나눠 출연키로 약정했다. 송 회장은 또 부산지역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1천억원을 출연해 이르면 올해 안에 경암교육문화재단(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송 회장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전형적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1924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그는 해군복무를 마치고 약품도매 양조장 정미소를 운영해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 이후 74년 부산 북구 덕포동에 스테인리스 스푼과 칼 공장인 태양사를 창업하고 76년 플라스틱 사출업체인 태양산업사(현 태양)를 설립했다. 송 회장은 생산 제품을 주로 해외 수출하며 이들 회사를 부산 굴지의 기업으로 키웠다. 송 회장은 직원들에게 평소 근면 검소를 강조했으며 이를 구두쇠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몸소 실천했다고 한다. 그가 설립한 경혜여고의 김영환 행정실장은 "학교 살림을 하는데 1회용 종이컵을 사면 화를 낼 정도고,5천원짜리 이상 식사는 절대 하지 않을 정도로 검소하셨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모은 재산을 주로 부산 서면에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86년에는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훈장도 받았다. 송 회장의 이번 출연은 부인 진애언씨(58)의 권유가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출연식에 함께 나온 진씨는 "남편이 정말 안쓰고 어렵게 모은 돈이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재산을 뜻있는 곳에 쓰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진씨는 이어 "남편과 뜻이 맞아 1천억원을 출연해 이르면 올해 안에 경암교육문화재단(가칭)을 설립해 지역을 이끄는 인재를 양성하는 산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부산지역 기업가로서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었다"며 "기업가는 최고의 이윤을 남겨야 하고 번 돈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노환으로 지난 8월부터 회사들을 위탁경영하고 있다. 부산대 김인세 총장은 "근검절약으로 평생에 걸쳐 모은 재산을 출연해 준 높은 뜻을 받들어 부산대를 세계 속의 명문으로 발전시키고 우수 인재들을 양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