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이 자신이 받은 선물을 전량 경매에 부쳐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내놓고 있어 화제다. 박 명예회장이 선물 경매를 통해 성금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말. 광주 은혜학교 졸업생들이 오랜 기간에 걸친 박 명예회장의 지원에 감사의 뜻으로 구어보낸 쿠키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경매에 부쳐 다시 이 학교에 성금으로 되돌려 보내면서부터다. 박 명예회장과 은혜학교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학교는 '사랑의 시튼 수녀회'가 세운 지체장애인 교육시설. 박 명예회장의 부인인 마거릿 클라크 박 여사가 안재인 수녀를 통해 인연을 맺으면서 박 명예회장도 이 학교를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박 명예회장의 '사랑의 경매'에 나오는 매물은 주로 지인들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선물 안 주고 안 받기'로 소문난 박 명예회장이지만 받을 수밖에 없는 선물이 적지 않다는 게 비서실의 설명이다. 선물 종류도 양주 작설차 전통녹차 표고버섯 참깨쌀 골프공 등 다양하다. 비서실의 한 직원은 "명예회장께서 얼마 전 호주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교민을 위한 연주회에 참석하셨는데 캔버라 시장이 특산물이라며 와인을 선물해 할 수 없이 받아 오셨다"며 "와인 한병이지만 역시 경매에 부쳐졌다"고 전했다. 경매에 부쳐지면 보통 시중가격보다 낮게 낙찰되지만,거꾸로 훨씬 높은 가격에 팔리는 경우도 있다고. 실제 작년 은혜학교에서 받은 쿠키의 경우 한박스가 시가로 7천∼8천원에 불과했지만 치열한 경쟁 끝에 금호건설 지도∼사옥간 연륙교 현장직원들에게 10만원에 낙찰됐다. 지금까지 여섯 차례 경매를 거쳐 모금된 성금은 모두 1백27만원이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