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영생산성에는 내적인 혁신 역량 외에 외부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기업을 대하는 사회적 풍토는 기업 경영생산성에 직결되는 중요한 외부 요인으로 꼽힌다. 국부(國富)창출의 선봉에 서 있는 기업을 경제외적인 논리로 재단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풍토가 존재한다면 기업인들에게 '기업할 맛'을 잃게 하고, 결과적으로 경영생산성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업과 기업인들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경유착 근절' 등의 명분으로 수사력을 동원, 비자금 조사 등으로 압박하거나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으로 하여금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을 '관리'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정치ㆍ사회적 환경을 뜯어고치는 것이 보다 시급하고도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얘기다. 외환위기 이후 소액주주 운동이 확산되면서 기업 CEO들의 경영 의사결정권이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는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대안연대의 이찬근 인천대 교수는 "수익과 배당 지상주의에 치우친 주주자본주의 시각에서 접근하면 경영생산성의 중요한 요소인 기업의 신규 사업 발굴이 위축될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수익력과 생산성이 약화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정치권과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경영생산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요즘 사분오열돼 있는 정치권이 경제 불확실성의 근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때문에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 것인지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되고 기업들도 어떤 방향으로 경영해 나갈지 결정하지 못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