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일본보다 유연해 환율 등 환경 변화에 크게 충격받지 않을 것이다." 지난 8월 메릴린치 글로벌마켓ㆍIB(투자은행) 부문 책임자로서 서열 2위로 발탁된 다우김(Dow Kim, 한국명 金道于) 부사장은 8일 이같이 밝히면서 원화 환율이 내년중 달러당 1천원대 초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 트레이더로서 특히 일본 경제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는 김 부사장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통화가 경제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면서 "현 수준보다 최소 10%는 절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도 환율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그는 예측했다. 김 부사장은 "중국 내부의 복잡한 상황으로 볼 때 일본이나 한국처럼 곧장 환율이 변하기를 기대하긴 힘들다"면서도 "이미 선물시장에서 위안화가 절상되고 있어 내년에는 어떤 식으로든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위안화가 단기간 절상되지 않는다고 해도 세가지 이유에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엔화가 동반 절상되고 있다는 점 △중국제품과 한국제품은 경쟁보다는 보완관계에 있다는 점 △한국 경제의 유연성이 IMF위기 이후 크게 강화됐다는 점 등을 꼽았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철강 자동차 기계 디스플레이 등은 중국 수출제품과 겹치지 않는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IMF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은 급격한 환율변동 등 외부 변수에 대한 적응력을 갖게 됐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져 일본이 갖지 못한 유연성을 갖췄다고 김 부사장은 말했다. 김 부사장은 국제 채권시장에서만 18년 동안 일해 왔다. 1991년부터 일본 케미컬은행 도쿄지점에서 엔옵션 트레이딩 대표를 맡으면서 '타고난 트레이더'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는 지난 94년 메릴린치 도쿄지사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0년 3월부터는 뉴욕 본사에서 글로벌채권 분야 대표로 일하다가 지난 7월 메릴린치 본사 랭킹 2위로 발탁됐다. 인도네시아의 한인 1세대 기업이자 최대 합판업체인 코린도 그룹 김동환 부회장이 김 부사장의 부친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