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전사적 프로세스 혁신(PI)은 생산자 중심의 기업을 고객중심으로 탈바꿈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포스데이타가 구축한 전사적 통합 온라인 경영시스템 '포스피아(POSPIA)'가 가동된 이후 포스코의 업무처리는 말 그대로 '스피드'를 싣고 있다. 과거의 '포항제철'이 외환위기 이후 비즈니스 스피드의 대명사인 '포스코'로 변신에 성공한 셈이다. 포스코가 전사적인 PI작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 1998년 말이었다. PI작업을 맡은 포스데이타는 당시 포스코가 공기업으로서 경제발전에 기여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생산자 중심의 사고가 굳어졌다고 진단을 내렸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포스데이타는 이 때문에 고객중심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회사 전체에 최적의 통합시스템인 '포스피아'를 구축했다. 포스피아 구축 프로젝트는 '빅뱅'에 비유된다. 모든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설계는 물론 기업문화까지 획기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면서 고객중심의 새로운 업무프로세스에 따라 조직이 개편됐고 그로 인해 기업문화도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공급망계획(SCP) 기업응용프로그램통합(EAI) 등 IT솔루션이 활용된 것이 신정보시스템인 '포스피아'였다. 포스피아가 가동된 것은 2001년 7월. 이 시스템이 가동되자 열연제품의 납품에 걸리는 시간이 종전 30일에서 14일로 보름 이상 단축됐다. 4년이나 걸렸던 신제품 개발기간도 1.5년으로 줄어드는 등 비즈니스 스피드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이에 따라 포스피아 가동 이후 올 연말까지 2년반 동안 총 3천8백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날 것이라는 게 포스데이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스템을 가동한 지 몇년 안된 시점에서 투자비 이상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포스코 고객사도 이 시스템의 혜택을 보고 있다. 이 시스템에 따라 포스코는 고객사가 부담해야 할 운송비를 줄이기 위해 철강제품 운송계약을 할 때 경쟁입찰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의 e-세일즈시스템인 인터넷사이트 스틸엔닷컴(steel-N.com)도 고객사에 구입비용을 줄이고 있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이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살 경우 ?당 최고 3만5천원까지 싸게 살 수 있다고 포스데이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인 PwC는 PI를 통한 포스코의 기업성과를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총 5조2천억여원의 기업가치 증대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고객지향활동으로 인한 매출증가 효과가 1조원,경영효율 증대에 따른 비용감소 효과가 3조3천억원,e비즈니스 효과 7천억원,기업경영의 투명성과 PI인력 전문화 등 무형효과가 2천억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