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플레이스가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첨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들이 기업소모성자재와 산업용자재를 전자상거래로 조달하면서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업무효율까지 높이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e비즈니스'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이후 IT붐이 일면서 기업들은 거액을 e비즈니스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인프라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해 e비즈니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전자상거래 표준체계나 온라인 사업환경,e비즈니스 관련 제도 등이 정비되어 가면서 e비즈니스가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e비즈니스의 성과를 거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초창기 일부 대기업이 도입하는 데 그쳤던 것이 최근에는 중견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이 고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e마켓플레이스 거래액은 2001년 1·4분기 7천2백20억원에서 2002년 1·4분기에 1조1천4백1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 1·4분기에는 1조8천6백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4% 늘어났다. 국내 B2B e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부문은 기업소모성자재다. 기업소모성자재는 생산에 직접 소요되는 물품은 아니지만 설비나 시설물 유지보수에 필요한 물품에서부터 사무용품 청소용품 등 각종 소모품을 포괄한다. 이 분야 거래액은 2001년 3천8백억원에서 2002년에는 1조2천7백80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e마켓플레이스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은 B2B e마켓플레이스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은 향후 수년내 원가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세계적 디스플레이업체인 삼성SDI는 소모성자재를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아웃소싱하면서 적잖은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소모성자재 조달을 아웃소싱해 구매비용을 13% 이상 떨어뜨렸다. IMF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부도위기에 몰렸던 해태제과도 구매업무 전산화와 아웃소싱을 통해 연평균 10% 이상의 단가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림산업은 약 20%의 비용절감 성과를 거뒀다. 기업소모성자재 및 건설자재 e마켓플레이스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의 현만영 사장은 "e마켓플레이스의 경쟁력은 이미 검증됐다"며 "업무프로세스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e마켓플레이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아직 많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e비즈니스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세대 전자상거래 표준으로 거론되고 있는 확장성표기언어(ebXML)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놨다. 국제 민간전자상거래표준화기구들이 한국 정부와 민간의 전자상거래 표준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노력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업종별 B2B시범사업도 e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시행된 B2B시범사업은 현재 3년간의 시범사업이 종료된 1차업종(9개)을 포함,2차업종(11개) 3차업종(10개) 4차업종(10개) 등 총 40개 업종에 달한다. 각 업종별 시범사업을 계기로 산업 전반으로 e비즈니스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물론 전자상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