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항공우주산업 경영권 장악..1300억 유상증자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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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항공통합법인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영권 장악에 사실상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 98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통해 출범한 KAI는 철도차량통합법인과 마찬가지로 주인찾기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시도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7일 KAI의 대주주인 삼성테크윈 및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이 대우종합기계가 보유한 KAI 지분을 인수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KAI 지분의 과반수 이상을 취득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AI는 지난 99년 10월 삼성항공 대우중공업(나중에 대우종합기계로 분리)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 3사가 빅딜을 통해 동등 지분으로 총 2천8백92억원을 현물 출자해 출범한 항공통합법인으로 이들 3사가 28.1%씩,채권단이 1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대우종합기계 지분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뒤 1천3백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50.1%의 지분을 확보해 KAI의 경영권을 갖기로 했다.
삼성테크윈과 현대차는 이번 양해각서에 따라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KAI의 재무 건전성을 향상시키고 방산과 민수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높여 경영효율성을 증대시킨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또 보잉 에어버스 등 해외 항공기 제작사들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이들 해외업체는 대한항공이 KAI 경영에 참여할 경우 KAI를 아시아의 생산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한 다각도의 협력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대한항공은 밝혔다.
삼성테크윈과 현대자동차는 이번 MOU 체결로 대주주에서 소수지분 보유회사로 '전락'했지만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이 1천3백억원의 현금을 투입키로 한 만큼 보유지분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두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오히려 항공산업에 '뜻'이 없었던 두 회사로선 대한항공이 '총대'를 메고 나선데 대해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두 회사 지분을 합할 경우 절반 가까운 의결권을 보유,대한항공의 독단경영을 견제할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은 경기변동에 취약한 운항사업부문의 단점을 항공사업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대한항공의 전략과 KAI를 주인있는 회사체제로 운영,정상화시키겠다는 정부의 계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일·이심기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