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 역사는 기업의 재단 설립부터 시작된다.


60년대부터 세워지기 시작한 기업재단이 본격적으로 설립된 것은 70년대다.


현재 76개 재단중 19개 재단이 이때 만들어졌다.


기업활동과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데다 정부의 압력에 의한 비자발적 기부가 증가한 시점이라는게 그 배경이다.


1980년대 들어 민주화를 거치면서 기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기업재단은 종래의 장학재단 중심에서 사회복지 성격을 띤 재단 설립으로 바뀌었다.


80년대 생겨난 재단은 21개에 이른다.


권위주의에서 민주화 시대를 맞은 90년대 들어 기업들은 장기적인 생존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선행투자로 사회공헌 활동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비정부단체(NGO)들의 출현은 사회공헌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 시기에는 지역사회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면서 정부 기관을 통한 자원봉사센터 설립이 늘어났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원봉사단도 발족됐다.


이 기간 설립된 재단은 29개로 전체의 38.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주춤해졌다.


핵심 비용을 제외하고는 모든 경비를 줄여야 했던 기업들로서 사회공헌에 드는 비용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96년 33억3천4백만원이었던 기업당 평균 사회공헌 집행액은 IMF 관리체제에 들어간 1998년 22억6천3백만원으로 32.1%나 줄었다.


그러나 2000년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특히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 활동이 필수적인 경쟁요소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익의 사회환원을 강조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한국 진출도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최근 분식회계 사건의 여파로 기업의 윤리경영이 화두로 떠오르자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 전문팀을 만들고 윤리경영 헌장을 선포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쓰는 사회공헌 비용의 95%가 현물 기부에 치우쳐 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 프로그램을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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