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RP(전사적자원관리)업체들이 8천억원 규모의 대학 ERP구축사업에서 정부가 국산 제품을 외국산에 비해 역차별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텍 한국하이네트 뉴소프트기술 등 ERP협의회(회장 김현봉) 소속 22개 회원사들은 최근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 ERP 구축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산 ERP제품이 역차별당하고 있다며 이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ERP협의회는 6일 회원사 사장단 긴급회동을 갖고 이같은 역차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추진 중인 대학 ERP 구축사업은 오는 2007년까지 7천9백8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여서 국내 ERP업체들이 큰 기대를 걸어왔다. ERP업계 측은 최근 외산 솔루션을 채택한 진주산업대에 이어 춘천교육대학도 외산제품에 유리한 제안요청서(RFP)를 공고해 국산 제품이 불리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진주산업대와 춘천교대의 제안요청서에는 '플랫폼·서버는 유닉스,데이터베이스는 오라클' 등 특정 외산 브랜드를 명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외 구축사례가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명백히 외산제품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대학ERP 구축사업은 외산이 독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진주산업대와 춘천교대는 각각 산업대와 교육대의 ERP 도입을 위한 책임대학으로 선정돼 이들 대학의 ERP시스템이 나머지 7개 산업대와 9개 교육대학의 표준모델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ERP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ERP협의회 김현봉 회장은 "국가적 대계라 할 수 있는 대학 ERP 구축사업에서 입찰 단계부터 국내 ERP 업체들을 모두 배제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