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과 친척들이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가 해외에 파킹해둔 SK㈜ 지분 매수를 추진하고 SK케미칼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등 SK 계열사 지배구조 강화에 나섰다. SK 관계자는 5일 "SK네트웍스가 해외에 파킹해둔 SK㈜ 지분 1천만주(지분율 7.8%)를 최태원 회장 일가와 계열사 및 관계사가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이 파킹된 지분을 이달 중 우호세력에 처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인수할 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규정과 SK네트웍스 자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해외에 임시 예치해 둔 SK㈜ 지분을 곧 처분할 계획"이라며 "다만 소버린의 태도 등을 감안할 때 SK계열사 등 우호적인 세력에게 매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씨 일가 및 SK 계열사는 1천5백억원대에 달하는 주식을 나눠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최씨 일가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SKC 주식을 팔아 SK㈜ 지분매입대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은 최근 SKC 주식 1백만주(3.1%)를 장내매각했다. 최태원 회장도 지난 8월 말 두 차례에 걸쳐 SKC 주식을 총 73만4천4백주 매각,지분율이 7.49%에서 5.22%로 떨어졌다. 최씨 일가의 지분매각으로 SKC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67%대에서 57%대로 낮아졌다. 최씨 일가 및 계열사의 이같은 움직임은 SK㈜의 최대주주(14.99%)로 SK네트웍스 출자전환에 반대하고 있는 소버린과의 표 대결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또 최재원 부사장과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사촌동생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 등과 SK케미칼 지분을 꾸준히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창원 부사장은 지난 7월 중순 이후 한달동안 8회에 걸쳐 SK케미칼 주식 73만1천8백주(4.1%)를 사들였다. 최재원 부사장도 지난 7월15일 이후 3회에 걸쳐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보통주 기준)을 2.27%(40만2천7백주)로 확대했다. 최신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4명도 이달 초 SK케미칼 주식 20여만주를 사들여 최씨 일가의 SK케미칼 지분은 7월 중순 17.6%에서 현재 26.4%까지 증가했다. 최씨 일가의 이같은 지분 매집은 SK케미칼이 계열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오너 지분이 약해 경영권 유지가 취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케미칼은 그룹내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SK㈜ 지분을 2.26% 보유하고 있어 SK㈜의 경영권 방어에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