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석유화학 폭발사고 파장] 플라스틱 원료 수급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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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석유화학의 여천공장의 폭발사고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물론 플라스틱산업 등 후방연관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화재가 발생한 호남석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제3공장은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인데다 1.2공장도 사고여파로 가동을 멈춘 상태여서 HDPE 수급이 상당기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또 화재의 여파가 여수공장의 다른 라인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파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원인=고밀도폴리에틸렌은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응축해 만드는 제품으로 전송관 하수관등 파이프류,쇼핑백등 필름류,샴푸병등 플라스틱 용기를 생산하는 소재로 쓰이고 있다.
이번 사고는 HDPE 제3공장에 대한 부분 보수작업중 헥산 배관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남아있던 잔류가스가 폭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폴리에틸렌은 에틸렌글리콜(EG)등 호남석화가 생산하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폭발성은 크지 않아 보수과정에서 작업자의 부주의나 실수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계 영향=호남유화는 국내 HDPE 생산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HDPE 생산능력은 연산 1백98만t로 호남석화는 36만t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호남석화는 전소된 3공장뿐 아니라 1.2공장 가동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오랫동안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HDPE는 내수가 60%,중국등 수출이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류나 쇼핑백등을 만드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최대 수요처다.
이번 사고로 HDPE 수급에 영향을 미쳐 가격이 동요할 가능성이 높다.
호남석화로부터 HDPE를 공급받아 제품을 생산하던 국내 중소기업들의 생산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대한유화가 이달중 12만t짜리 설비에 대한 보수에 나선데다 10월1일부터 10일까지 국경절 휴무로 쉬었던 중국측에서 대거 구매에 나설 경우 최근 유가 오름세와 맞물려 가격변동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경기침체로 HDPE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어서 이번 사고가 오히려 전체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HDPE를 생산하는 대림산업 LG석유화학 SK(주) 등은 상대적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한편 호남석유화학의 재물보험은 LG화재를 주간사로 한 국내 4~5개 손해보험사들이 인수한 상태.보험상품의 보상한도는 약 3억달러(약 3천5백억원)이지만 해외에 재보험을 든 사실을 감안한다면 국내 손보사들의 실질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