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일본정부가 엔고를 막기 위해 예전에 쓰지 않던 새로운 시장개입 전략을 동원,국제금융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새 전략은 △개장 전 시장개입 △세계 곳곳의 중앙은행창구 활용 △복면 개입 △3일연속 개입 등 다양하다. 예전의 '정규 거래시간 중 시장개입-개입사실 확인'에 비해 고도로 지능화된 전략이다. 이 모두가 개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본정부의 필사적 노력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지적했다. 개장직전 개입=도쿄외환시장이 정식으로 개장하는 오전 9시 이전부터 시장에 들어가는 전략이다. 보통 뉴욕시장이 마감되는 오전 6시부터 8시30분 사이에 시장에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산다. 이 때는 시간상으로 호주 시드니시장에서만 국제외환 거래가 이뤄지는 시점이어서 거래량이 많지 않다. 따라서 적은 금액으로도 큰 효과를 낼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전략이다. 외국 중앙은행 적극 활용=일본 중앙은행은 지난달 30일 뉴욕연방은행(FRB)과 유럽중앙은행(ECB)에 위탁,런던과 뉴욕시장에서 달러매입·엔매각을 했다. 이어 1일에는 호주 중앙은행과 일부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창구도 이용,시장에 들어갔다. 외국의 각 중앙은행들에 개설해 놓은 일본은행 계좌에서 개입자금이 빠져나가는 '외국 중앙은행 위탁개입'은 상징적인 효과가 크다. 다른 나라도 일본편을 들어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전에도 위탁개입을 실시한 적은 있지만,FRB와 ECB에 한정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호주와 아시아국가 등 지구촌 곳곳의 중앙은행들을 활용하고 있다. 복면 개입=지난 2일 일본은행은 시장관계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용히' 엔화를 내다 팔았다. 투자자들에게 엔화에 대한 매도압력이 강하다는 착각을 일으키도록 하는 '복면개입'으로,시장의 엔화 매도세를 유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이 올 들어 이 같은 복면개입을 즐겨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3일 연속 개입=일본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3일 연속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보통 하루나 이틀 개입 후 손을 놓던 과거와는 다른 양태다. 일본정부는 이처럼 다양한 전략을 통해 올 들어 지금까지 13조엔(약 1천1백50억달러)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개입을 실시했다. 또 시장개입의 고삐를 더욱 조이기 위해 현재 79조엔인 외국환자금 차입한도를 1백조엔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3일 현재 엔·달러 환율은 일본 정부의 사수선인 달러당 1백10엔을 조금 웃도는 1백10.6~1백11엔 사이에서 거래되고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