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자연도태되기도 하지만 비난받아야 마땅할 일부 기술은 제거하는 편이 오히려 인간에게는 축복이다." 미국 MSNBC 방송 인터넷판은 1일 해학가(諧謔家) 및 공상 과학소설가 등이 제시한 핵무기 등 `없어져야 할 10대 과학기술'을 게재했다. 방송은 구세대의 위험한 유물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을 제거하려는 젊은 기술 혁신가들의 노력을 예우하는 것이 현명한 사회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MSNBC 방송이 보도한 `없어져야 할 10대 과학기술'. ◆핵무기 =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우주선 등 핵발전이 인류에게 가져다 주는 이점을 얘기하는 건전한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핵무기는 기술적으로 다루기 힘들 뿐만 아니라 문명사회보다는 무차별적 테러를 획책하는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에 노출될 수 있다. 내일 당장 핵무기가 사라진다 해도 현재 세계 군사정세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며 미국은 여전히 제1의 군사대국 자리를 고수할 것이다. 또 핵무기로 인해 밤 사이 파리나 워싱턴이 통째로 사라질 가능성도 훨씬 줄어들 것이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 = 석탄은 값싼 연료이지만 산성비, 기후 변화,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서 볼 때 인류의 확실한 위협이 되고 있다. 석탄은 환경에 치명적인 오염물질을 내뿜고, 석탄 채광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 중 하나이다. 석탄이 사라진다면 미국은 전체 에너지 공급의 4분의 1을 잃게 되는 등 아쉬운 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오염으로 시꺼멓게 변한 중국의 하늘 등 무시무시한 결과와 비교할 수는 없다. 이 파괴적인 (석탄연료) 중독에서 빨리 벗어나면 벗어날수록 후회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지뢰 = 지뢰는 무장한 채 기다리고 있는 적들이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시중 군인들이 지뢰를 밟는 경우는 드문 반면 호기심 많은 어린이와 지뢰 제거 작업에 나선 성인, 가축 등이 피해를 입는다. ◆유인 우주선 = 사람들은 이 현혹적인 기술이 사라지기를 바라지 않겠지만 우주여행에 대한 낭만을 제외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태양계 주변을 비행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태양 표면의 대폭발과 우주 광선이 우주선 표면을 뚫고 우주 비행사들에게 핵무기만큼 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 ◆교도소 = 범죄자들을 사회로부터 교도소에 격리, 가혹한 처벌을 하는 것보다 더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 최신의 전자 모니터와 컴퓨터를 이용, 가석방된 범죄자들을 감시하는 것은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왜 우리는 쇠창살과 죄수복, 호송 트럭 등을 이용한 이런 형식화된 행동을 계속해야 하는가? ◆거짓말 탐지기 = 거짓말 탐지기는 명백히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심문중인특정 사안에 대한 심리적 스테레스를 가중시키는 효과를 지녔을지 모르나 피부 및 심장박동수 변화는 거짓말과 거의 관련이 없다. 설사 거짓말 탐지기가 효과가 있다 할지라도 이는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언급한 프라이버시 침해이다. ◆DVD = 영상, 음성 신호를 디지털 기술로 압축, 기록하는 DVD의 최악의 약점은 취약하다는 것이다. 선명한 화면 등 DVD가 가져다주는 어떤 이점도 단 한번의 지문이나 흠집으로 무력화될 수 있다. 또 일반 테이프와는 달리 불법 복제품도 원본에 비해 질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규모의 불법 복제가 성행하고 있다. ◆내연기관 = 가솔린은 액체 연료의 진정한 `여왕'이다. 가솔린을 사용한 내연기관은 눈을 자극하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등 건강에 좋지 않다. 내연기관은 보다 간편하고 안전하며 깨끗한 수소나 연료전지로 대체돼야 한다. ◆백열등 = 백열전구의 발광 기술은 조도(照度)보다 9배나 많은 열을 발산한다. 여기에다 에너지, 유리, 텅스텐 등을 감안하면 백열등은 보다 값싸고 인체 친화적인기술로 대체돼야 한다. ◆성형수술= 실리콘 젤 같은 이물질을 이식해 사람의 살을 채운다는 것은 변태적인 짓이다. 진실로 과학기술의 진보가 이뤄졌다면, 실리콘젤을 유방에 집어넣을 게 아니라 인간의 대사작용을 통해 살이 원하는 형태로 저절로 자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