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건(高建) 국무총리가 1일 4당 원내총무들을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초청해 가진 첫 국정설명회는 상견례 성격이어서 국정 현안에대한 깊은 논의는 없었으나 분위기는 진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설명회는 신4당체제 출범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으로 생긴 생소한 정치환경에 정부와 국회, 각 정당이 모두 내심 당혹스러워 하며 이에 적응하기위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만찬을 곁들여 1시간40분동안 이뤄진 설명회에서 고 총리는 4당 총무들이 모이자 4당체제를 의식, "모두를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4당체제는 다당제를 위한 연습이라고 여기고,국회와 대정부 관계의 원만한 운영을 위한 여러 방안을 연구했다"며 "경제살리기와안보강화를 위해 지난 7,8월과 같이 `여당'으로서 역할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여야 가 달리 있을 수 없으므로 그것을 뛰어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홍 총무는 "북핵 6자회담으로 안보문제는 국민이 안심하게 됐으니, 앞으로는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김대곤 총리 비서실장이 전했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대통령의 탈당으로 여당이 없어지고 여야가 없어졌다"며 "국민이 불안해 하고 염려스러워 하는데 정부가 이번처럼 계속 협력을 구하는 노력을 적극 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무는 그러나 "국민을 위해 정치하면 간단히 해결되지만, 특정 정당이나 개인의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추면 대단히 어려워진다"고 노 대통령을 간접 겨냥하고 "실질적인 책임총리의 역할을 위해 지도력을 발휘해달라"고 고 총리에게 말하는 것으로 `책임총리제'도 간접 거론했다. 통합신당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는 "총리는 물론 대통령도 입법부 지도자와대화.협력.논쟁함으로써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의미있는 첫 출발을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총무는 "대통령이 당적을 갖지 않는 게 당 소속에 따른부담감을 덜고 국민과 국가만 바라보고 뛰는 홀가분한 입장이 될 수도 있다"고 노대통령의 `무당적'을 긍정 평가하고 "대통령의 목소리가 너무 앞으로 나와 총리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으니 총리 목소리도 들려달라"고 역시 총리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설명회 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고 총리에게 부안은이미 핵폐기장을 건설할 수 없는 상태가 됐으니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전하고 "옳은 정책은 적극 지원하겠지만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원칙도 말했다"고덧붙였다. 정부는 이같은 `국정설명회'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히고 김근태 원내대표, 김학원총무도 `정례화'에 동의했으나, 설명회 후 홍사덕 총무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사나흘에 한번씩 만날텐데..."라며 `수시 개최'로 표현을 바꾸고 "현안이 있으면우리끼리 상의하고 (행정부를) 불러 설명을 듣기로 했다"고 `국회 주도'를 강조했다. 정부측은 이날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와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이2일 임시국무회의에 상정될 3조원 규모의 태풍피해 복구 추경예산안과 최근 경제동향 및 정책방향 등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