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ㆍ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나라간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양국은 우선 2일 서울에서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산ㆍ관ㆍ학 공동연구회' 8차 회의를 열어 최종보고서를 채택한다. "두 나라 경제의 공동 발전을 위해서는 FTA 체결을 위한 정부간 협상이 이른 시일 안에 시작돼야 한다"는 내용이 최종 보고서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ㆍ일 FTA는 산ㆍ관ㆍ학 공동연구회 활동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정부간 협상단계로 접어들 전망이다. 두 나라간 FTA에 대해선 양국 내에서도 이해집단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불리하되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유치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란게 양국 연구진의 공통적인 결론이다. 이에 따라 한ㆍ일 연구회는 관세철폐 외에 비관세조치 투자 서비스 경제협력을 포함하는 포괄적 FTA를 추진할 것을 양국 정부에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같은 공동연구회 논의결과를 토대로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한 뒤 조만간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소집, 일본과의 FTA 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한편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일본의 아시아경제연구소(IDE)가 각각 작성한 '한ㆍ일 FTA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중장기적으로 연간 30억∼4백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두 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과의 FTA 체결 후 단기적(1∼2년)으로는 공산품 경쟁력 열세로 손해를 보겠지만 중장기적(3∼10년)으로는 일본의 투자와 기술 협력 등 자본 축적에 힘입어 이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KIEP는 한ㆍ일 FTA가 단기적으로 대(對)일본 무역수지를 크게 악화시키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후생수준과 국내총생산(GDP)을 각각 증가시켜 중장기적으로 3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IDE는 한국이 일본과 FTA를 체결하면 중장기적으로 4백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얻을 것이라며 훨씬 더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이달 21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ㆍ일 정상이 FTA 협상개시를 선언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내년부터 정부간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