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삶에 있어 성생활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노인이라고 성욕이 없는 건 아니다. 노인의 건강을 다루는 의사들도 노인의 성생활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성생활은 물론 성에 대한 흥미도 떨어질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도 충분히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 노인의 성에 대해 알아본다. ◆규칙적인 성생활이 성기능을 유지시켜=의학적으로는 자연적인 노화현상이 노인의 성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오히려 심장관상 동맥질환,당뇨병,고혈압,뇌혈관 질환 등이 성 기능을 감퇴시킨다. 노인들이 많이 먹는 고혈압약,신경안정제,위궤양치료제 등도 성 기능 감퇴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성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가장 우려해야 할 점은 노인의 성생활에 관해 잘못 알려진 속설을 쉽게 믿어 체념하는 소극적인 성생활 자세다. 남성 노인이 성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 성생활을 해야 한다. 본인이나 부인의 질병으로 몇 개월간 성생활을 하지 못한 남성 노인 가운데 그 기간 중 성 기능이 소실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병이 성 기능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성행위 자체를 중단해야 할 정도의 병은 드물다. ◆나이 들어도 여성의 성기능은 변화없어=여성의 성 기능 변화는 남성에 비해 매우 미미하다. 정상적으로 쾌감을 느낄 수 있는데 단지 반응이 늦고 질 분비액이 줄어드는 정도다. 반면 남성의 변화는 매우 뚜렷하다. 발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발기시 음경 크기가 줄어들며 강직도도 떨어진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나이에 맞는 성 반응일 뿐 성생활을 포기해야 한다는 징후는 아니다. ◆적극적인 성생활이 심장마비 재발 줄여=심장마비를 경험한 환자들은 심장마비가 두려워 성생활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이로 인해 성행위를 하다 사망할 위험성은 매우 낮다. 포기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관상동맥 환자가 성행위를 하더라도 심장 박동수는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심장마비 후 12∼16주가 지나면 성생활을 다시 할 수 있다. 오히려 적극적인 성생활이 심장마비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래도 걱정되면 남성에게 덜 부담스러운 여성 상위를 권할 만하다. 당뇨병에 걸리면 5년 이내에 60%의 환자가 성 기능 장애를 경험한다. 당뇨병은 성 기능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당뇨병이 잘 조절되면 성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도 있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음경 보형물 삽입술 등의 수술요법으로 성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흔히 고혈압 환자의 성 기능 장애는 자율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혈압약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혈압약 복용을 중단해도 성기능 이상이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자체가 성 기능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적당한 음주는 성 기능에 도움이 되지만 과음은 남성에게는 발기부전,여성에게는 오르가슴의 지연을 가져온다. 뇌혈관 질환이 성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