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와 흥…그 무한한 가을공간..서울 공연예술제 4일부터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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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서울공연예술제가 10월4일부터 11월2일까지 한달간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국립극장,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공연예술-그 무한한 공간을 위하여"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공식초청작품(33편)과 자유참가작(21편)을 포함해 모두 54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해외 공식 초청작품 중에서는 러시아 유고 자파드 극단의 '갈매기'(연극)가 볼 만한 작품으로 꼽힌다.
안톤 체호프 원작의 이 작품은 공연예술인들에게 러시아 연기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
벨라코비치가 연출을 맡아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체호프의 작품을 인간의 불행과 고통,추악함에 포커스를 맞춰 실험적으로 접근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 작품으로는 극단 신화의 '이혼의 조건' '두 여자 두 남자'가 주목받고 있다.
무용 부문에서는 모린 플레밍의 '에로스 이후(After Eros)'가 눈길을 끈다.
일본 태생의 미국인 안무가인 플레밍은 태초의 인간이 갖고 있는 신비와 순수함을 강조하기 위해 올 누드로 공연한다.
점차 테크닉화되어 가는 현대 춤의 추세와는 반대로 플레밍은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 느린 동작으로 무중력의 우아함과 고요,평화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그녀의 춤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조각 같고 영적인 댄서 플레밍은 마치 자신을 돌려 변형시키는 듯 물질세계를 넘어서 순수한 영적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지녔다"고 평했다.
올 8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작품상(무용 부문)에 해당하는 'Total Theater Award'를 수상한 데자돈 컴퍼니의 'There Where We Were'도 화제의 작품이다.
역동적인 사랑의 삼각관계를 에로틱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함축적인 움직임과 풍부한 감성연기가 돋보인다.
올해의 경우 작품 경연 형식에서 탈피, 축제의 성격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연예술제 사무국은 작품상 부문을 없애고 개인상 부문만 시상키로 했다.
또 10월4일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관객들에게 무료로 가면을 제공하고 가면무도회를 열기로 했다.
축제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가면을 쓰고 있다는 동질감을 갖게 하면서 내면에 잠재한 '끼'나 '흥'을 발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사무국측의 설명이다.
(02)745-7924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