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막올랐다] (3) '부메랑 맞은 日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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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말 G7(선진7개국)재무장관회담 이후 일본은 엔고재현의 공포에 휩싸여있다.
중국 위안화 절상을 겨냥,미국과 함께 공동포위망을 구축하려던 계산이 G7회담에서 완전히 빗나간데다 그 여파가 부메랑 현상을 타고 엔고 태풍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플라자체제 경계하는 일본=일본 정부는 달러당 1백16엔선을 방어하기 위해 올들어 10조엔 이상의 자금을 외환시장에 쏟아 부었다.
엔고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수출이 되살아나면서 경기회복의 발판을 마련,10년간의 장기불황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뚜렷하다.
외환 시장에서 사들인 달러는 미국 국채 등에 투자된 후 다시 일본으로 환류되면서 도쿄증시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이 일본의 시장개입을 방관하자 8월 중순까지만 해도 양국이 환율밀월을 즐기고 있다고 표현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함께 위안화를 평가절상시키는 데 환율정책의 초점을 맞춰왔다.
일본의 오판은 시오카와 마사주로 전 재무상이 9월 초 중국 방문 직전 도쿄를 들린 스노 미 재무장관과 나눈 식사 중 대화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는 "중국의 무역 정책이 일본은 물론 주변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야 한다"며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는 위안화에 불만을 표시했다.
G7 재무장관 회담을 앞둔 미국의 전략은 파악치 못한 채 중국 때리기에 장단을 맞춰 달라는 엉뚱한 주문만 내놓은 셈이었다.
그러나 G7 성명은 일본을 향해 화살을 날렸으며 엔화 값은 달러당 1백11엔선까지 치솟았다.
대중국 환율공격의 부메랑 현상이 일본에서 나타난 것이다.
일본 정부와 산업계는 시장이 지나치게 과민반응한다면서도 후폭풍에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환율정책의 최고 책임자인 재무상은 물론 시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관방장관까지 거들며 엔화 급등에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1985년 엔화를 급격히 절상시킨 계기가 된 플라자협정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1백10엔 붕괴시 개입 가능성 높아=일본 정부는 시장 개입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자세만을 거듭 확인할 뿐 구체적 방어선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언론과 이코노미스트들은 재무성과 중앙은행의 엔고 저지 의사가 강력하다는 점을 들어,달러당 1백10엔이 뚫리는 사태는 기필코 피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
1백10엔이 위협 받게 되면 지난 7월 이전 처럼 중앙은행이 시장개입에 적극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구마가이 미쓰하루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재무성이 국제국 뿐 아니라 재정,세제 관련국까지 총동원할 만큼 엔고 견제에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1백15엔 이상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의 상당수는 엔화가 당분간 상승기류를 탈 가능성이 높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후카가이 고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달러당 1백8엔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체이스은행의 사사키 도오루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비판을 우려해 1백8엔대까지는 시장개입이 어려울지 모른다"며 "달러당 1백8~1백12엔 사이에서 엔화가치가 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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