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끊고 싶을 뿐입니다" 지난 22일 오전 3시께 서울 강남경찰서 중부지구대에 한 중년 남자로부터 `지금 모텔에서 마약을 투약했으니 나를 잡아가 달라'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전화를 건 사람은 일정한 주거지 없이 혼자 살고 있는 44살의 A씨. 그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S모텔에 홀로 투숙해 메스암페타민(히로뽕)을 투약했다. 경찰은 신고 즉시 마약반 형사를 출동시켜 A씨를 검거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 결과도 마약복용 `양성'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서 "다시는 마약에 손대지 않겠다" "이번에는 정말로 마약을 끊어보겠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수감돼 재활교육을 받고 싶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폭력 등 전과 17범인 A씨는 10대 때부터 소년원을 드나들며 `거친' 삶을 살아왔고, 지난 1999년과 2002년에는 마약을 투약했다가 2차례 구속되기도 했다. 특히 A씨는 지난 10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대구교도소에서 8개월간 복역했다가 만기 출소한지 2주 밖에 안된 상태였다. A씨는 마약과의 인연을 끊는 `마지막 수단'으로 마약에 다시 손을 댔고, 곧바로 자수했다. 경찰은 A씨가 마약을 끊으려고 자수한 것인지, 환각 상태에서 실수로 신고한 것인지에 대해 헷갈려했지만, 결국 25일 그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강남서 관계자는 "마약은 상습성이 있기 때문에 한번 빠지면 쉽게 끊기 힘들다"면서 "A씨처럼 직접 자수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