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5%대 초반)을 밑도는 4.3% 성장에 그칠 것으로 24일 전망했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외 경제연구기관이 내놓은 전망치중 가장 낮은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4.7%로 예상했고 모건스탠리와 LG경제연구원은 각각 4.9%와 5.1%, CSFB(크레딧 스위스퍼스트 보스턴은행)는 5.4%를 제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대외 여건이 다소 개선되겠지만 소비위축과 투자회복 지연 등으로 소폭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내년 4%대 성장도 우리 실력에 기인하기보다는 미국 경제 회복 등 외부 여건 호조가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주요 현안 과제 해결과 함께 정책 리더십 강화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2.9%로 올해(0.3%)보다는 높겠지만 작년(6.8%)에 비해선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설비투자 역시 4.2% 증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증가율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한 자릿수(8.5%)로 떨어지고 이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폭도 올해(31조7천억원 추정)보다 적은 24조7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또 내년 연 평균 원ㆍ달러 환율을 올해(1천1백80원)보다 70원 떨어진 1천1백10원으로, 3년 만기 회사채(AA-등급) 연 평균 금리는 올해(연 5.5%)보다 1%포인트가량 높은 연 6.5%로 점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년 연속(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5%대)을 밑도는 것은 지난 7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이는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그만큼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김중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3.1%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11%나 줄어들 것으로 추계되는 것은 경제 변수 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해 단순한 경기부양책으론 경기활성화가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