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기반 가상사설망(VPN)이 보안업계의 차세대 유망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보안업체들이 속속 관련 제품을 선보이거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웹기반 VPN은 기존 VPN처럼 별도의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웹서버 보안 프로토콜인 SSL(Secure Sockets Layer)을 적용한 기술이어서 'SSL VPN'이라고도 불린다. 사용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구축과 유지·보수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장점으로 인해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선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웹기반 VPN제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먼저 해외 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아벤테일 노키아 레인보우 등 해외업체들이 국내 판매를 하고 있고 미국 SSL VPN 전문업체인 네오테리스는 지난달 한국에 지사까지 설립했다. 네오테리스 관계자는 "한국은 IT인프라가 발달해 웹기반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당초보다 진출 시기를 앞당겼다"며 "내달 초 본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방한하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도 이에 뒤질세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 중 웹기반 VPN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곳은 벤처기업인 토리넷. 이 회사는 최근 신제품 'SG-1000'을 선보인 데 이어 연내 기가비트 처리 기능을 가진 'SG-2000'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토리넷 김진영 사장은 "시스템 과부하가 유발되는 웹기반 VPN의 단점을 가속 기능을 가진 하드웨어 칩으로 보완했다"면서 "기존 VPN제품의 20∼25% 수준인 저렴한 가격과 사용의 편리성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퓨처시스템은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고 어울림정보기술 등 다른 국내 보안업체들은 기술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웹기반 VPN시장은 기술적으로 좀 더 성숙해야 한다"면서도 "해외에선 1∼2년 내 전체 VPN시장의 절반 이상이 웹기반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도 서둘러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 [ 용어설명 ] * VPN = 인터넷과 같은 공중망에서 전용선을 사용하는 듯한 효과를 내는 가상의 사설망. 기업체나 그룹 계열사간 인트라넷이나 엑스트라넷 구축시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보안성이 뛰어나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를 비롯한 전자상거래에서 필수적인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