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통화도 'G7(선진7개국) 환율쇼크'를 받고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달러당 7.8홍콩달러로 고정(페그)돼 있는 홍콩달러는 지난 23일 외환 투기세력의 공격을 받아 한때 4년 만의 최고치인 달러당 7.702홍콩달러까지 폭등했다.


중국 위안화와 함께 홍콩달러화도 시장에서 평가절상 압력을 거세게 받고 있는 것이다.


◆홍콩 정부,긴급 시장개입 실시=홍콩 정부는 이날 홍콩달러가 기준환율에서 크게 벗어나자 즉각 시장개입에 나섰다.


6천만 미 달러 상당의 홍콩달러화를 팔고,그만큼 미 달러화를 사들였다.


홍콩 정부가 환율안정을 위해 시장에 개입한 것은 지난 97~99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홍콩 정부는 긴급 시장개입을 통해 일단 홍콩달러화의 폭등 불길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완전히 원상태로 돌려놓지는 못하고 있다.


시장개입 후 홍콩달러는 미 달러당 7.79홍콩달러로 잠시 원상 복귀됐으나,하루 뒤인 24일에는 다시 7.74홍콩달러로 오르는 등 여전히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년 전부터 미 달러화에 페그돼 온 홍콩달러화는 그동안 여러차례 시장의 도전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지난번 외환위기 때는 헤지펀드 등 국제핫머니(단기투자 자본)로부터 가장 혹독한 공격을 받았다.


당시 홍콩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거의 바닥날 정도로 수백억달러를 외환시장에 투입,가까스로 페그제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위안화와 함께 페그제 붕괴 위험 노출=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수년간 시장개입을 중단해 온 홍콩 정부가 시장개입에 다시 나선 것은 위안화와 더불어 홍콩달러화도 평가절상 사정권에 들어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근 홍콩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1년물 선물가격이 기준시세(미 달러당 8.28위안)를 크게 웃도는 미 달러당 7.94위안까지 치솟은 것에 편승,홍콩달러화도 페그제 붕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HSBC은행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마크 챈들러는 "홍콩달러와 같이 유서 깊은 페그제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G7이 지난 주말의 두바이 재무회담을 통해 국제환율정책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하면서 고정환율제를 실시하고 있는 모든 나라가 G7 환율쇼크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평가절상 및 고정환율제 폐지를 거부하고 있는 중국과 홍콩통화에 대한 국제환투기 세력의 공격이 앞으로도 빈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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